일본 야이즈시에서 19일∼22일까지 열린 ‘식스티식스티(60-60)’ 행사 진행

한일 국교 60주년 60세 여성 축구인, 일본에서 특별한 환갑잔치

이주연 단장, “민간의 이런 소통이야말로 한일 우호를 이어가는 가장 아름다운 길”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양국 수교가 이뤄진 1965년에 태어난 60세 여성 축구인들이 일본에서 특별한 환갑잔치를 열었다. 특히 이번 행사 준비를 돕고 함께 참여한 일본 여성 축구인들과의 우정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5060 시니어 모델을 주축이 된 여성축구단 ‘FC더조이플러스’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일본 시즈오카현 야이즈 시에서 진행했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식스티식스티(60-60)’는 행사가 열린 3박 4일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여성 축구인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기획과 준비, 진행을 한 기간 내내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느끼게 했다.

환갑을 맞은 60세 여성 축구인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의 ‘FC더조이플러스’와 일본의 ‘FC버스터즈’가 축구와 예술, 문화를 매개로 깊은 우정을 나눴다.

시즈오카 후지산 국제공항에 도착한 ‘FC더조이플러스’ 선수단은 일본 야이즈 시의 ‘FC버스터즈’ 팀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일본 측은 직접 제작한 대형 환영 포스터를 흔들며 따뜻한 미소로 한국 친구들을 맞이했다.

후지산 세계문화유산센터 방문으로 교류의 막이 올랐다. 이튿날 열린 친선 축구경기의 열기도 뜨거웠다. ‘FC더조이플러스’ 변종국 감독과 ‘FC버스터즈’ 니토우 감독의 지도로 치러진 경기는 ‘워킹사커’ 방식으로 안전하게 진행됐다.

구력 30년 이상의 관록을 자랑하는 ‘FC버스터즈’에 비해 ‘FC더조이플러스’는 창단 3년 차의 햇병아리 구단이다. 큰 실력 차로 경기 결과는 뻔했지만, 그라운드는 양국 선수들이 흘린 땀과 웃음, 그리고 화합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번 한일교류의 하이라이트는 하라다(전 NHK 한국 특파원)구가옥에서 펼쳐진 문화행사였다. 한복과 기모노가 어우러진 합동 패션쇼에서는 한국의 전통미와 일본의 섬세한 아름다움이 무대 위에서 찬란하게 빛났다. 원조 슈퍼모델 민윤경과 시니어 모델 이에스더가 런웨이에 올라 단원들과 함께 무대를 수놓았으며, 패션 한복 브랜드 아혼의 협찬 의상, 슈즈 브랜드 누스미크의 구두, 그리고 단원들이 직접 준비한 의상들이 조화를 이루며 큰 호응을 얻었다.

작은 음악회는 일본 가곡 ‘고향’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의 피아니스트 서희정과 비올리스트 신종호가 격조 높은 앙상블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FC더조이플러스’ 단원들이 준비한 일본 가요 ‘아오이 산고쇼(푸른 산호초)’ 합창과 댄스는 무대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최근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리메이크해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곡이라 현지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어 한일 양 팀이 함께 무대에 올라 ‘Do you wanna dance tonight?’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며 공연장은 하나의 축제장이 되었다.

예술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도예가 이재숙, 섬유예술가 김수진·이상미·전영선 단원의 작품 전시가 함께 열려 관객들이 예술 속에서 한일 양국의 공감대를 발견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또한 일본 전통 가옥에서는 수제 다루마 만들기, 이로무스비쇼, 캘리그라피 체험이 마련돼 한국 단원들이 일본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 곳곳에는 따뜻한 유머와 배려가 담겨 있었다. 야이즈 시의 마스코트 ‘야이짱’ 대형 인형이 깜짝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고, 모든 진행 상황을 꼼꼼히 기록하며 빈틈없이 준비한 ‘FC버스터즈’의 팀워크는 한국 선수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마지막 날, 두 팀은 기념품을 교환하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내년 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을 나눈 순간, 이번 행사가 단순한 친선 교류를 넘어 진정한 민간 외교의 장이 되었음을 모두 실감했다.

이주연 ‘FC더조이플러스’ 단장은 “이번 행사는 축구를 넘어 문화와 예술을 통해 양국 여성들이 진정한 우정을 쌓는 계기였다”라며, “민간의 이런 소통이야말로 한일 우호를 이어가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강조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