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관객이 코미디 영화를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기’ 때문이다. 배우 조우진도 그러했다. 전작 ‘하얼빈’에서 바닥난 감정을 영화 ‘보스’의 웃음으로 채웠다.

조우진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나 “‘보스’는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어요. 심각한 상황도 없죠. 한바탕 웃고 가시길 바랍니다”라고 자신했다.

올 추석 극장가의 유일한 코미디 영화인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 보스 자리를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코믹 액션 영화다.

명절 극장가는 여름 시장과 함께 꼽는 대목이다. 가족 단위의 관객이 많은 시기인 만큼 흥행을 기대하는 대작을 선보이기 좋은 타이밍이다. ‘보스’ 역시 그렇다. 조우진은 그중에서도 1번 주연을 맡으며 책임감이 더해졌다.

“1번 롤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흥행보다는 제가 잘해내고, 이 캐릭터를 통해서 많은 분에게 공감을 얻고, 설득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커요. 그래서 요즘 안 하던 짓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능도 하고 있고요(웃음).”

‘보스’는 정석 코미디 영화다. 착실하게 대사와 액션으로 웃긴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웃음을 넘겨야 하는 책임감도 있다. 조우진은 “억지 웃음이 아닌 ‘찐’ 웃음을 유발하고 싶었다”며 “인물이 처한 상황에 설득력과 공감이 없다면 절대 관객의 마음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보스’는 각 후보들이 치열하게 자리를 양보한다는 점이 핵심 포인트다. 중식 요리사를 꿈꾸는 나순태(조우진 분), 적통 후계자이지만 탱고 댄서를 꿈꾸는 동강표(정경호 분)를 비롯해 누구보다 보스가 하고 싶은 조판호(박지환 분)가 팽팽하게 부딪힌다.

개성이 뚜렷한 세 인물이 한자리에 모여서 보여주는 코미디 ‘티키타카’가 백미다. 동시에 인물 간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배우들의 치열한 눈치싸움도 필요했다.

조우진은 “흐름과 드라마는 순태가 잡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더 재밌게 해야지’ ‘내가 더 웃겨야지’ 하는 건 아니”라며 “각자 잘할 수 있고, 거기에 맞춘 ‘나의 연기’는 무엇일지 고민했다. 때로는 서로 뒷받침해주면서 그 노력을 계속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전작인 ‘하얼빈’ 촬영 당시 조우진의 체중은 59kg이었다.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담아 조우진 역시 깊은 고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바닥날 수밖에 없다.

이 시기에 들어온 ‘보스’ 대본은 조우진에게 운명과 같았다. 동시에 치유의 시간이 됐다. 조우진은 “‘하얼빈’에서 빠져나오니 마음이 가난해져 있었다. 그때 ‘보스’를 만나게 되니까 저 스스로 행복감과 기분 좋은 생각만 하게 되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조우진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대중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영화는 ‘내부자들’이다. 극 중 조우진은 조실장 역을 맡아 안상구 역의 이병헌과 호흡을 맞췄다. 당시 조연으로 활동하던 조우진은 ‘내부자들’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고, 올해 3월 개봉한 영화 ‘승부’로 다시 이병헌과 재회했다.

이번에는 이병헌 주연의 ‘어쩔수가없다’와 추석 극장가에서 2파전으로 맞붙게 됐다. 이병헌과의 경쟁 소감을 묻자 조우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어쩔수가없다’”며 웃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