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A급 킬러 사마귀요? 과대평가 된 것 같습니다.”

배우 임시완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사마귀’ 속 A급 킬러로 변신했다. 허세 가득하지만 어딘지 미워할 수 없는 ‘사마귀’다.

임시완은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작품이 묵혀졌던 적이 있으니까 이젠 작품이 나온 것만으로도 큰 산을 넘은 기분”이라고 공개 소감을 전했다.

‘사마귀’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임시완 분)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박규영 분),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조우진 분)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다. 지난 2023년 공개된 변성현 감독의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다.

‘사마귀’는 한 줄의 대사에서 출발했다. 앞서 ‘길복순’에서 길복순(전도연 분)과 차민규(설경구 분)가 사마귀를 언급하며 “휴가 갔다”고 말한 부분이 지금의 ‘사마귀’ 이야기의 전신이 됐다. 영화 ‘불한당’(2017)으로 변성현 감독과 인연이 있던 임시완은 당초 ‘길복순’ 속 사마귀로 목소리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된 바 있다.

당시 변 감독의 전화 한 통 이후 임시완은 자신이 ‘사마귀’가 될 운명임을 직감했다. 이에 대해 임시완은 “점지된 운명이라고 생각했다”며 “변성현 감독님이 저를 ‘사마귀’라고 찍었고, 그렇다면 저는 언젠가 사마귀를 찍게 되겠다고 자연스럽게 운명을 기다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사마귀’가 왔다. 임시완은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그동안 복싱도 배우고, 킥복싱도 배웠다. ‘드디어 이번에 써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마귀’는 닉네임에 걸맞게 양손에 낫을 든 독특한 액션이 특기인 인물이다. 심지어 낫을 들고 당랑권(중국 전통 무술 중 하나로, 사마귀에서 영감을 받은 기술)을 쓴다. 타격 액션을 준비했던 임시완에겐 충격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무기가 낫이라니…, 제 기술은 제대로 쓰지도 못했죠. 그래도 낫을 알게 된 후엔 그걸 들고 액션스쿨에 다녔죠.”

킬러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액션이 중요한 요소였다. 특히 후반부 사마귀, 재이, 독고가 벌이는 1:1:1 액션신이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임시완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태성 감독님도, 무술 감독님도 1:1:1 액션 시퀀스를 많이 접해보지 않으셨다고 했다. 2주 정도 촬영했는데 조우진, 박규영과 서로 떨어져서 각자의 감정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현장엔 파스 냄새만 풍겼다”고 털어놨다.

다만 ‘사마귀’는 단순 액션 영화라기엔 이야기 구조가 복잡하다. 사마귀의 창업기부터 재이에 대한 짝사랑, 여기에 업계 1인자를 향한 치열한 다툼까지 담았다.

임시완은 “길복순도 킬러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주부를 섞었다. 사마귀도 킬러에, 창업을 섞었다고 생각했다. 어울리지 않을 법한 것들의 공존 관점으로 이해하려 했다”면서도 “그렇게 받아들여야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요. 저도 캐릭터를 파헤치기보단 ‘그래, 이 캐릭터는 그렇다 치고!’라면서 넘어갔어요”라고 웃음을 보였다.

러브라인도 마찬가지다. 임시완은 “재이를 짝사랑하는 감정도 여러 감정의 결을 쌓지 않았다. 단순 명쾌하게 한울이에게 처음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니까”라며 “그 뒤부터는 흔들리지 않았다. 감정신에 있어선 일차원적으로 단순명료하게 풀어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사마귀는 A급 킬러다. 킬러업계에서 사마귀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인물이다. 그러나 임시완은 “재이와의 전적이나 독고와 싸울 때도 비등비등하게 싸운다. 압도적이진 않더라. 속마음으로는 ‘실력에 비해 자만이 큰데?’ 싶었다. 좀 겸손해도 될 것 같은데 싶었다. 실력이 과대평가 된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아울러 임시완은 “본의 아니게 악역들만 해서 오해 아닌 오해가 쌓인 것 같다. 한동안 악역은 좀 피하고 싶다. ‘오징어 게임’ 때문에 해외에선 제가 빌런 이미지로 각인된 것 같다. 저는 그런 이미지와 거리가 먼 사람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