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타격감, 가을에도 계속 ‘타율 0.429’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 ‘역대 최초’
삼성 타선 통째로 깨운 리드오프
밥상 차리고, 홈런까지 치는 유격수

[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밥상만 차릴 뿐 아니라, 직접 결과를 만들어 낸다. 삼성의 주전 유격수 이재현(22) 얘기다.
이재현은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이재현은 1회초 첫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미치 화이트의 초구 가운데 몰린 시속 152㎞ 속구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이자 포스트시즌 역대 1호다. 준PO에서는 역대 3호로, 조원우(쌍방울·1997년)와 정성훈(LG·2014년)이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으로 범위를 넓히면 역대 5번째다. 팀에 귀중한 선취점을 안긴 값진 한 방임과 동시에 데뷔 4년 차에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재현은 올시즌 139경기, 타율 0.254, 16홈런 67타점, 장타율 0.427, 출루율 0.360, OPS 0.787의 성적을 거뒀다. 홈런은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매년 홈런 개수가 늘어난다.
전반기 타율은 0.241에 그쳤다. 이재현 스스로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타율을 0.273까지 끌어올렸다.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는 타율 0.450을 찍으며 말 그대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또한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달성에도 성공했다.

무엇보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2차전에서도 7타수 3안타 맹활약을 펼쳤다. 9월 한 달간 타율 0.359를 마크하더니,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특히 2차전의 경우 타선 전체를 통틀어 안타가 단 한 개에 불과했는데, 그마저도 이재현의 ‘작품’이다. 타선이 차갑게 식은 와중에도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며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삼성의 올시즌 타율은 0.271로 선두 LG에 이어 전체 2위다. 팀 장타율과 OPS는 각각 0.427과 0.780으로 1위다. 결국 타선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단기전인 WC전에서 집단 타선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은 삼성인데, 이재현이 준PO 경기 초반부터 막힌 혈을 뚫으며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가져왔다.
한편 삼성은 선발 최원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타선의 맹활약에 힘입어 5-2로 앞섰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