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시대, ‘한 명의 아이’에 집중하는 레고랜드의 성공 비결

[스포츠서울 글·사진 | 춘천=원성윤 기자] 지난 10일 금요일, 오전부터 굵은 가을비가 춘천 레고랜드 리조트를 온종일 적셨다. 이처럼 궂은 날씨에 테마파크는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은 리조트 입구에서부터 보기 좋게 빗나갔다. 광활한 주차장에서 리조트 입구까지 쉴 새 없이 오가는 셔틀버스에서는 형형색색의 우의를 입은 가족들이 막 시작될 모험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비를 맞으며 걸어야 하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겠단 의지마저 엿보였다. 주차 직후부터 쾌적하게 시작된 여정은 리조트가 얼마나 세심하게 가족 단위 관람객을 배려하는지 보여주는 첫인상이었다.


아이들은 우의를 입고 신나게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레고랜드의 상징인 ‘드래곤 코스터’를 타며 빗방울을 맞는 짜릿한 스릴에 환호성을 질렀다. ‘드라이빙 스쿨’에서는 꼬마 운전자들이 빗길을 조심조심 운전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미션을 수행했다. 비가 거세져도 문제가 없었다.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춘 어트랙션엔 줄이 가득했지만, 관람객들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 완벽한 하루의 방점은 리조트 곳곳에서 만난 직원, 즉 ‘MC(Model Citizen)’들이 찍었다. 놀이기구 탑승장에서 어린이 관람객 한 명 한 명의 눈을 맞췄다. ‘딸깍’ 소리가 나도록 안전벨트를 직접 채워주는 그들의 세심함은 부모들에게 깊은 신뢰감을 줬다. 비를 맞으면서도 관람객들에게 유쾌하게 인사를 건네는 MC들의 따뜻한 손길 덕분에 리조트 전체에는 활기가 넘쳤다.


특히 레고랜드 호텔은 비 오는 날의 완벽한 ‘베이스캠프’가 됐다. 호텔 2층에 위치한 실내 놀이터 ‘어드벤처 플레이’는 궂은 날씨가 무색할 만큼 아이들의 활기로 가득 찼다. 거대한 해적선과 성을 테마로 한 놀이 시설과 사방에 놓인 레고 브릭 풀에서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다. 부모들은 창밖으로 비 오는 풍경을 보며 잠시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동시에 아이들은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했다.
편리한 주차 시스템부터 호텔의 아늑한 실내 놀이터, 그리고 궂은 날씨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MC들의 모습까지. 레고랜드 리조트는 ‘비 오는 날은 테마파크를 즐기기 어렵다’는 편견을 완벽히 깨뜨렸다. 오히려 어떤 날씨에도 아이들의 동심과 가족의 행복을 지켜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잊지 못할 하루였다.


유례없는 저출생 시대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골드키즈’로 불린다. 한 가족의 나들이는 단순한 여가를 넘어 아이를 위한 완벽한 경험을 찾는 여정이 됐다. 금요일 온종일 굵은 비가 쏟아졌음에도 춘천 레고랜드 리조트가 가족 관람객으로 북적인 이유는 바로 이 시대적 요구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