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삼진 잡으며 무실점 행진
고명준 상대 가을야구 첫 홈런 허용
강민호 “시원하게 맞았다. 그러면서 큰다”
아직 19살 소년, 앞길 창창하다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신인은 모든 것이 처음이다. ‘특급’ 소리 들어도 어쩔 수 없는 부분. 포스트시즌(PS)도 당연히 처음. 오히려 엔트리에 들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대단하다. 삼성 배찬승(19) 얘기다. 처음으로 한 방 맞았다. 큰형은 “괜찮다”고 했다.
배찬승은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삼성 1라운드 지명자다. 전체 3순위다. 대구고 출신 로컬보이. 왼손투수로서 최고 시속 158㎞ 강속구를 뿌린다.
정규시즌 65경기 50.2이닝, 2승3패19홀드, 평균자책점 3.91 찍었다. 성공적으로 프로 무대에 안착했다. 19살 소년이 형들, 선배들을 거침없이 잡았다.

PS 들어서도 좋다. 와일드카드(WC) 1차전에서 1이닝 2삼진 퍼펙트다.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도 0.2이닝 2삼진 무실점이다. 그야말로 씩씩하다. “긴장되지만, 또 설렌다. 몸이 끓어오른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3차전은 살짝 달랐다. 팀이 5-1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올라왔다.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는데, 실책이 나왔다. 1사 1루. 최정에게 3루 땅볼을 다시 끌어냈고, 병살타가 됐다. 이닝 종료다.

9회초다. 첫 타자 류효승에게 1루수 방면 뜬공을 만들었다. 2루수 양도근이 잡으려 했다가 위치를 놓쳤다. 실책이다. 다음 고명준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다. 이번 가을 첫 실책이다. 김재윤과 교체되면서 내려왔다. 기록은 0.2이닝 1안타(1홈런) 2실점(1자책)이다.
아쉽다. ‘실책만 아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들 법하다. 이를 고려해도 홈런 허용은 분명 배찬승 실투다. 시속 147㎞ 속구가 가운데 몸쪽으로 들어갔다. 고명준이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고, 좌우를 가리는 유형도 아니다.
결과는 나왔고, 돌이킬 수 없다. 어쨌든 이어 나온 김재윤이 잘 막으면서 삼성도 이겼다. 배찬승이 맞은 홈런의 데미지를 최소화했다. 배찬승이 다시 씩씩하게 던지는 것만 남았다.

경기 후 강민호는 “시원하게 맞았다. 맞으면서 크는 것 아니겠나. 홈런 하나 줬다고 하지만, 전혀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실 배찬승도 “나보다 잘 던지는 선배님들 많다”고 했다. 자신감은 있지만, ‘내가 무조건 최고’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투수이기에 언제든 맞을 수 있다. 정규시즌 때도 홈런 3개 맞은 적 있다. 다음에 잘 던지면 된다. 배찬승은 앞길 창창한 선수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