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2년 만에 ‘경력자’ 감독 선임
1995~2003년 김인식 감독 이후 처음
두산 “변화가 필요했다”
19일 최종 면접→20일 발표 ‘속전속결’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제대로 보셨다.”
두산이 제12대 사령탑을 선임했다. 주인공은 SSG 감독으로서 통합우승을 차지한 김원형(53) 감독이다. 5년 만에 두산으로 돌아왔다. 속을 보면 이례적인 부분이 있다. ‘초보 감독’이 아니라는 점이다.
두산은 20일 김원형 감독 선임 소식을 알렸다. 계약 규모는 2+1년 최대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각 5억원)이다. 19일 최종 면접을 진행했고, 20일 일사천리로 마무리했다.

감독 경력자다. 2020년말 SSG 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시 두산 투수코치였고, 팀은 포스트시즌 중이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이 ‘쿨하게’ 보내줬다.
첫시즌인 2021년 끝까지 5강 싸움을 했다. 2022년에는 개막 10연승을 달리는 등 질주했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품었다.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2023시즌까지 SSG를 지휘한 후 경질됐다. 소프트뱅크 코치 연수를 다녀왔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투수코치로 발탁됐다. 다시 KBO리그 사령탑 복귀다.

주목할 부분이 있다. 두산이 오랜만에 감독 경험이 있는 사령탑을 앉혔다는 점이다. 초대 김영덕 감독을 시작으로 이번이 제12대 감독이다. 그사이 제6대 김인식 감독만 ‘경력자’다. 쌍방울 사령탑을 지냈다. 굵직한 업적을 남긴 김성근-김경문-김태형 감독 등도 있지만, 시작은 ‘초보’였다.
김인식 감독이 2003시즌 후 물러났다. 이후 22년이 흘러 두산이 다시 경험 있는 감독을 품었다. 김원형 감독은 오는 29일 출국해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를 지휘한다.

두산 관계자는 “추석 연휴 이후 김원형 감독, 조성환 감독대행에 한 분 더해서 총 3명 면접을 진행했다. 조성환 대행은 지난주 한 번 더 만났고, 김원형 감독은 어제(19일) 최종 면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20일) 김원형 감독 단일안으로 그룹에 보고했다. 재가가 떨어져 바로 발표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위에서 정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구단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랜만에 초임 감독이 아니’라는 말에 “제대로 봤다”며 “경험을 높이 샀다. 코치 경험이 풍부하고, 우리 팀에도 있었다. 운영과 육성을 지켜봤다. 그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전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김원형-조성환 이파전이었다. 조성환 대행 평가도 좋게 나왔다. 다시 초보 감독으로 가는 것보다, 경험 있는 사령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두산의 시작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