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토론토와 WS 격돌

엔트리 들어간 김혜성, 우승 기회

데뷔시즌 WS 우승, 누구도 하지 못했다

김혜성 코리안 리거 최초 기록 도전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가운데 월드시리즈(WS) 우승 반지가 있는 선수는 딱 한 명이다. ‘BK’ 김병현(46)이다. 두 번째 선수가 나올 수 있다. LA 다저스 ‘혜성특급’ 김혜성(26)이다. 미국 진출하자마자 우승이 보인다. 김병현도 해보지 못한 일이다.

김혜성은 2024시즌을 마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ML)에 도전했다. 다저스 손을 잡았다. 3년 1250만달러 보장 계약이다. 한화로 179억원. 거액이지만, ML 기준이라면 그렇지도 않다.

슈퍼스타가 즐비한 팀이다. 김혜성이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다른 팀을 갔어야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자연스러운 평가다.

그러나 김혜성은 실력으로 증명했다. 타격폼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시즌 시작은 마이너에서 했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5월4일 빅리그 콜업이다. 이후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다. 어깨 부상 후 재활 경기를 위해 트리플A에서 뛴 것이 전부다.

가을야구 명단에도 들었다. 와일드카드(NLWC)-디비전시리즈(NLDS)-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이어 WS까지 팀과 함께다. 필라델피아와 NLCS에서는 교체로 들어가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WS 3차전까지 출전이 없기는 했다. 특히 3차전이 연장 18회말까지 가는, 6시간39분 진행된 경기다. 김혜성은 벤치만 지켰다.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지만, 상황이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다저스의 우승이다. 1998~2000년 뉴욕 양키스가 3연패에 성공한 후 어떤 팀도 ‘연속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다저스가 25년 만에 여기 도전한다.

다저스가 정상에 선다면, 김혜성도 당연히 우승 반지를 받는다. 정규시즌 71경기 출전해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99 기록했다. 충분히 괜찮은 데뷔시즌이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다 들었다. 반지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된다면 김혜성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초로 ‘데뷔시즌 우승’이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역대 누구도 하지 못했다.

‘추추트레인’ 추신수는 2000년 시애틀과 계약하며 미국으로 향했고, 2005년 ML 무대에 데뷔했다. 우승 반지 없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SSG에서 첫 우승을 경험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2013년 데뷔했고, 월드시리즈까지 간 적은 있다. 이게 2018년이다. 역시나 우승은 해보지 못했다. 2019년까지 뛰었는데, 2020년 다저스가 WS 정상에 섰다. 토론토 이적 후에도 우승과 인연은 없었다.

유일하게 반지를 보유한 김병헌도 첫 시즌 우승은 아니다. 1999년 애리조나와 계약했다. 같은 해 마이너리그를 초고속으로 통과했고, 빅리그까지 올라왔다. 애리조나 핵심 불펜투수가 됐고, 3년차인 2001년 WS 우승을 품었다.

다저스 우승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토론토도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다저스와 붙고 있다. 과연 김혜성이 미국 진출 첫 해에 반지를 낄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