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스펙트럼이 크게 확장될 수밖에 없다. 사극도 첫 도전인데, 1인 2역까지 시도한다. 난이도도 높다. 밝고 유쾌한 상인 부보상과 냉철하고 고독한 왕세자를 오고 간다. 입체적인 연기가 아니면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오는 11월 7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에 나서는 강태오와 김세정이 처한 상황이다. 궁중의 암투와 모략 사이에서 신경을 곤두세우며 살아가는 왕세자와 품위란 온데간데 없고 오직 물욕으로 버티고 살아가는 부보상의 영혼이 바뀐다. 퓨전사극에 판타지를 섞은 코미디다. 비판은커녕 올해의 코미디가 될 전망이다.
김세정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 열린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제작발표회에서 “설레게 재밌게 열심히 찍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상극의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뀐다. 왕세자 이강(강태오 분)은 부인을 잃고 웃음을 잃은 냉철한 왕세자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살아간다. 얼굴도 분위기도 차갑다. 부보상 박달이는 능글맞은 수완으로 조선 팔도를 누빈다. 얼굴에는 열기가 가득하다. 표현도 많고 생기발랄하다. 반대로 물욕만 있고 품위는 없다. 왕세자와 정반대다. 그런 두 사람의 몸이 바뀐다.
강태오는 “상대역인 김세정을 진짜 많이 연구했다. 리허설 할 때마다 생각도 공유하고 조언을 구했다. 가끔씩 대뜸 ‘웃어봐’라고 요구하며 따라했다. 김세정의 표정에 담긴 무의식을 낚아채려고 했다. 에너지바 같은 매력이 있는데, 박달이에게도 그 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에너지를 잘 가져갈 수 있게끔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세정은 “첫 사극이라 고민이 많았다. 중요한 건 사극이 아니었다. 박달이가 할 일이 정말 많았다. 말도 사투리를 많이 썼지 사극 말투는 거의 안 썼다. 역할 때문에 바빴던 것 같다”며 “1인2역으로 유명한 하지원 선배에게 자문을 구했다. 상대 배우와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다. 시간 날 때마다 대본을 바꿔서 읽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고편은 파격적이다. 초반부엔 김세정이 연기한 박달이가 지독하게 깨발랄한 얼굴로 눈길을 사로잡더니, 영혼이 바뀌고 나선 이강이 혼돈을 뿜어내는 연기를 선보인다. 박달이의 영혼이 누구에게 있냐에 따라 배우의 매력이 돋보인다. 불과 5분도 되지 않는 분량인데, 두 배우의 호흡이 강렬하다.
강태오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평소 얼마나 친분이 좋은가가 중요한 것 같다. 저는 사이가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작품에 잘 녹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정은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 호흡을 분석했다. 김세정은 “먼저 현장분위기다. 항상 깔깔 거리고 웃었다. 서로의 개그가 잘 맞았다. 코미디가 핵심인데, 서로 코미디 티이밍을 정확히 알고 서로 돕는 순간이 많았다. 갑자기 엄청 재밌는 장면으로 확장됐다. 로맨스는 눈빛이 포인트다. 강태오가 눈빛이 정말 좋다. 덕분에 로맨스도 풍성하다”고 기대를 돋웠다.
영혼 체인지는 코믹 장치가 아닌 작품의 핵심 기획 의도를 관통한다. 신분, 성별, 성격까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고단한 삶을 직접 체험하며 비로소 진정한 자신과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드라마의 깊은 감동을 담당한다.
이동현 PD는 “정통 사극이 아니다. 약간 다른 느낌의 사극이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가볍게 볼 수 있는 회차가 있는 반면에 어떤 부분에서 슬픈 부분도 있고 사극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