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KS 4차전 승리 후 눈물

5회초 기회 살리지 못한 병살 마음에 남아

“팀원들이 날 살렸다”

[스포츠서울 | 대전=강윤식 기자] “1,3루에서 병살 친 게 계속 마음에 남았다.”

한국시리즈(KS) ‘우승 캡틴’을 꿈꾸던 LG 박해민(35)이 눈물을 보였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이 아닌 3승1패를 만든 4차전 직후였다. 경기 중 나온 본인 실수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그걸 동료들이 지워줬다. 울음을 터트린 이유다.

LG가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를 상대로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KS 5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3승1패로 앞선 상황. 이제 단 1승만 남았다. 3경기 중 한 번만 이기면 2년 만의 통합 챔피언에 오른다.

전날 짜릿한 역전승을 적었다. 8회말까지 뒤지던 경기를 9회초에 뒤집었다. 기분 좋은 승리 후 박해민이 눈물을 쏟았다. 마음의 부담이 있던 탓이다. 박해민은 팀이 0-1로 뒤진 5회초 1사 1,3루에서 병살타를 쳤다. 동점을 만들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5차전 전 만난 박해민은 “5회초 1,3루에서 병살 친 게 계속 마음에 남았다. ‘오늘 지면 다 때문에 지는 것’이라는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팀원들이 너무 멋지게 그 병살을 묻히게 해줬다”고 돌아봤다.

단순히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서만은 아니다. 주장으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 박해민을 더욱 힘들게 했다. “시리즈 들어오기 전부터 부담 아닌 부담이 있더라. 주장으로 시리즈를 맞이하니까 마음가짐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포스트시즌 보면 (채)은성이, (구)자욱, (박)민우 등 주장들이 시리즈를 잘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나는 여기서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타격을 했다는 생각이 마음에 남아있었다. 팀원들이 뒤집어주니까 울컥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주장이던 오지환을 향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박해민은 “(오)지환이가 2023년에 주장하면서 힘들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선참들 도움 많이 받으면서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2023년에 나는 지환이에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2년 전에 나는 아무 도움도 못 줬는데, 나만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런데 팀원들이 날 살려주는 경기를 해주니까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고 털어놨다.

이제 남은 승리는 단 하나. 내친김에 5차전에서 끝을 보려고 한다. 한결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 박해민은 “선수들이 잘해줬다. 오늘 확정하면 좋겠다”며 “어제 힘든 마음을 선수들이 이기게 해줬다. 오늘은 마음 편하게 플레이 잘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