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왜 일본이 야구 강팀인지 한눈에 알겠더라고요.”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아쉽게 미끄러진 한화 문동주(22)가 K-베이스볼 시리즈 맞대결 상대이자 내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일본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일부터 야구대표팀이 훈련을 소화 중인 가운데, 한국시리즈(KS)를 치른 한화와 LG는 4일 합류했다. 정규시즌보다 체력·심리적 소모가 큰 일정을 치른 온 만큼 나름의 휴식기를 부여한 것. 오는 8~9일에는 서울에서 체코와, 15~16일에는 도쿄돔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벌인다.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는 한껏 밝은 표정으로 “친구들과 시간도 보내고, 잘 쉬었다”며 “개인적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시즌을 치르는 투수는 얼마 없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어깨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생애 첫 플레이오프(PO)에서 MVP까지 따냈지만, 한국시리즈(KS) 마지막 5차전에서 1이닝 1실점으로 부진한 만큼 문동주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는 “첫 가을야구였는데, 재밌는 야구를 매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왜 다들 가을야구 하는지 피부로 와닿았다”고 전했다.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가 모인 대표팀 훈련 분위기는 어떨까. “오랜만에 본 형들도 있고, 야구장을 오가며 본 형들도 많다”며 “함께 좋은 경험을 한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KBO리그는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명실상부 ‘국민 스포츠’로 떠올랐지만, 최근 국대 대회 성적은 초라하다. WBC에 관해 묻자, 눈을 반짝인 문동주는 “모든 야구인의 꿈”이라며 “WBC를 위해서 모인 대표팀이지 않나. 어제 전력 분석을 통해 느낀 점은, 상대 팀 선수들이 장난 아니더라. 누구나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선수들이 포진돼 있더라. 열심히 준비할 예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무엇보다 세계 무대를 누비는 일본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국내 출신 굵직한 빅리거도 다수 있으나, 올해 다저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WS) 제패를 이끈 일본인 삼총사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일본 야구는 정말 다르더라”고 운을 뗀 문동주는 “선수들의 플레이도 그렇고, 왜 일본을 강팀이라고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느낌이 달랐다”며 감탄했다. 이어 “특정 선수를 상대하고 싶다기보다는, 일본을 상대로 겨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