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포공항=이소영 기자] “본인도 이번에는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했는데…”
2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태극마크를 단 토미 현수 에드먼(30·LA다저스)이 또다시 부상 암초를 만났다. 발목 수술이 예정된 가운데, 내년 3월에 열리는 WBC 대표팀 합류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다저스 브랜던 고메스 단장은 12일(한국시간) “에드먼이 다음 주 오른쪽 발목 수술을 받는다”며 “내년 2월 중순 스프링캠프 개막쯤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WBC가 내년 3월5일에 개최되는 만큼 시간적 여유도 없을뿐더러, 대표팀 훈련 참가도 불가능에 가깝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덜미를 잡힌 탓에 합류가 무산된 셈이다. 최정예 전력으로 팀을 꾸려도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데, 한국 입장에서는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올시즌 에드먼은 97경기, 타율 0.225, 13홈런 4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55에 그쳤다. 부상 복귀 후에도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허덕이다가, 포스트시즌(PS)에서는 타율 0.222, 2홈런 8타점 활약을 통해 월드시리즈(WS) 우승에 보탬이 됐다.

다만 류지현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미 두 달 전 에드먼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되는 한일전 참가를 위해 이날 일본으로 출국한 류 감독은 “지난 9월 미국에서 에드먼을 만났다”며 “수술 계획에 대해서 미리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에도 발목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다”며 “통증을 참고 PS를 치러야 할 정도였고, 시즌 종료 후 수술이 예정돼 있다고 했다. 그런데 외부에 알려지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길래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드먼의 차출이 유력했으므로 명단 구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에드먼 역시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직전 대회에서 본인 기대만큼 성적이 안 나왔던 부분이 있지 않았나”라며 말을 이어간 그는 “본인도 이번에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하더라. 몸이 안 따라줘서 아쉽지만,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에드먼은 직전 WBC에서 공수에 걸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따로 대안은 있는 걸까. 류 감독은 “아직 시기적으로 확답드리긴 어렵다”면서도 “내년 1월에 윤곽이 나올 것 같은데, 절차에 따라서 움직일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유력 후보로는 또 다른 한국계 빅리거이자 대표팀 합류 의사를 밝힌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가 있다. 다만 소속팀의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기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ssho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