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김용일 기자] 5개월 만에 포백으로 돌아와 볼리비아 사냥을 노리고 있으나 전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볼리비아에 몇 차례 위협적인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후반 더욱더 세밀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A매치 평가전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7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지난달 A매치 기간까지 지속해서 스리백 전술을 실험한 홍 감독은 이날 포백을 들고 나왔다. 지난 6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2연전 이후 5개월 만이다. 최전방에 손흥민이 서고 좌우에 황희찬과 이강인이 자리했다. 이재성이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김진규와 원두재가 중원 파트너로 나섰다. 포백은 이명재, 김태현, 김민재, 김문환으로 구성했다. 주전 골키퍼는 김승규다.

이르게 국내에 들어와 한국전을 대비한 볼리비아는 페르난도 나바, 엔소 몬테이로, 미구엘 테르세로스가 최전방 공격을 책임졌다.

한국이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이강인이 측면과 중앙을 폭넓게 움직이며 촘촘한 방어망을 펼친 볼리비아 틈에 송곳 패스를 뿌렸다. 최전방의 손흥민과 이재성도 상대 수비를 끌고다니며 공간 창출에 애썼다.

전반 10분 기회를 잡았다. 이강인의 장거리 패스가 기점이 돼 코너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이 차올린 공을 이재성이 빈 공간을 파고들어 노마크 헤더 슛했다. 그러나 상대 수문장 길레르모 비스카라가 몸으로 저지했다. 킥오프에 앞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가입 기념식을 가진 이재성은 자축포를 터뜨릴 수 있었는데 아쉽게 무산됐다.

볼리비아도 움츠리다가 매서운 역습을 뽐냈다. 전반 15분 한국 패스 실수를 틈 타 빠르게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위협적인 크로스로 받아쳤다. 3분 뒤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미구엘 테르세로스가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렸다. 김승규가 잡아냈다.

한국은 전반 25분 다시 세트피스를 통해 기회를 봤다. 손흥민의 코너킥 때 이재성과 짧게 공을 주고받았다. 재빠르게 상대 수비가 몰린 골대 앞으로 깔아찼다. 볼리비아 수비 다리에 살짝 맞고 흐른 공을 이강인이 강하게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골키퍼가 쳐냈다.

위기를 넘긴 볼리비아 역시 반격했다. 3분 뒤 스트라이커 엔소 몬테이로가 박스에 침투된 공을 따낸 뒤 반 박자 빠르게 견제를 따돌린 뒤 김승규와 일대일로 맞섰다. 그러나 회심의 슛을 김승규가 저지했다. 전반 33분에도 몬테이로는 골대 왼쪽에서 위협적인 왼발 슛으로 기세를 올렸다.

한국은 이강인의 전환 패스와 더불어 왼쪽 측면에서 몇 차례 부분 전술로 볼리비아를 흔들었으나 결정적인 슛은 나오지 않았다.

양 팀은 거칠게 충돌하며 막판 신경전도 벌였다. 후반 42분 이강인이 나바의 동선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부딪쳤다. 몸싸움으로 번지는 듯했으나 양 팀 선수가 달려와 말렸다.

결국 전반 45분은 양 팀 모두 침묵이었다. 후반 변화와 더불어 더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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