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5283, 운행 시작합니다.”
배우 이제훈이 선글라스를 쓰고, ‘5283’ 택시에 올라타 시동을 걸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또 어떤 악인을 응징하고, 카타르시스를 선사할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제훈이 이끄는 ‘모범택시’는 이제 ‘믿고 보는’ 콘텐츠다.
2021년 출범한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사적 복수에 나서는 시리즈물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21일 오후 9시 50분 시즌3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모범택시’ 시리즈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다. 2021년 최고 시청률 16.0%(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시즌2에서도 국내 지상파 및 케이블 드라마 전체 시청률 5위(21%)를 달성하며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 사례로 우뚝 섰다.
‘권선징악’이라는 대중적인 소재 위에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사건으로 변주를 줬다.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도 중심축에는 메인 빌런을 앞세워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냈다. 겉으로는 평범한 택시 회사와 택시 기사지만, 그 실체는 악인을 처단하고 복수하는 ‘다크 히어로’ 설정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현 시대상을 반영한 사건들은 몰입감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탰다. ‘N번방’ ‘버닝썬 게이트’ 등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가 그 예다. 현실에서 사이다 결말을 맞지 못한 사건들이 ‘모범택시’에 탑승하고 나면 일사천리로 해결됐다. 그래서 시청자들도 ‘모범택시’를 찾았다.
배우들의 호연도 더해졌다. 주인공 김도기 역을 맡은 이제훈은 ‘모범택시’ 시리즈에서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매 사건마다 직접 현장에 잠입하기 위해 조선족, 선생님, 무속인 등으로 변신했다. 이제훈의 캐릭터쇼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통쾌한 액션과 복수극이 이어져 지루할 틈도 없다.

무지개 운수 식구들도 마찬가지다. 이제훈을 주축으로 김의성(장대표 역), 표예진(고은 역), 장혁진(최주임 역), 배유람(박주임 역)의 팀워크도 든든하다. 탁월한 팀플레이와 돈독한 유사가족의 관계성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시즌2에선 무지개 운수 전원이 김도기처럼 부캐 플레이를 펼쳐 액션, 코믹, 로맨스 등 다채로운 장르적 재미도 선사했다.
무엇보다 ‘모범택시’ 시리즈는 이제훈에게 있어 생애 첫 대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앞서 이제훈은 ‘모범택시2’로 2023 SBS 연기대상에서 ‘악귀’ 김태리와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김남길 역시 ‘열혈사제’ 시리즈로 두 차례의 대상을 받았으니, 이제훈에게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미 보장된 시청층에, 시기적으로도 시상식이 가까운 연말이다. 이제훈의 두 번째 대상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모범택시3’다. sjay09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