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일본전에서 동점포를 쏘아 올리며 팀에 극적인 무승부를 안겼고, 내친김에 골든글러브 수상까지 노린다. 메이저리그(ML) 진출은 먼 훗날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꿈은 크게 가지라고 하지 않나. NC 주전 유격수 김주원(23) 얘기다.

2021년 NC에 입단해 풀타임 3년 차를 맞은 김주원은 144경기, 타율 0.289, 15홈런 65타점 4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30의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올시즌 전 경기에 모두 출전했을 뿐 아니라, 세부 지표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며 2025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꼽힌다. 장타율 역시 올해 유격수 가운데 0.451로 가장 높다.

올시즌 NC는 벼랑 끝에서 가을야구 진출권을 확보했는데, 김주원의 공수주에 걸친 활약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초반 살짝 부침을 겪긴 했으나, 후반기에만 타율 0.333의 맹타를 휘둘렀다. 무엇보다 유격수는 수비 부담 탓에 공격에서 비교적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더러 있곤 한다.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시즌 내내 준수한 타율을 기록한 점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와일드카드(WC)에도 나섰고, 국가대표팀에도 차출됐다. 그사이 휴식 기간이 있었지만, 피로도가 상당했을 터. 체력 관리 또한 프로선수로서의 덕목 중 하나다. 김주원은 피로감을 토로하면서도 “WC 끝나고 10일 휴식을 받았다”며 “쉬니까 체력이 다시 올라오더라. 그동안 푹 쉬었고, 대표팀 합류 전에도 운동은 계속했다. 그때 기초 밸런스 등을 처음부터 잡아가면서 회복했다”고 전했다.

워낙 전반적으로 인상 깊은 모습을 남긴 덕분에 시즌 내내 유력한 골든글러브 후보로 거론됐다. 그는 “아직 시상식 전이지만, 만약 받게 된다면 뿌듯하고 신기할 것 같다”며 “아마추어 시절부터 선배님들께서 골든글러브 수상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저도 언젠가는 받을 수 있을까 싶었고, 또 열심히 했는데 막상 다가오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대표팀 내부 내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유격수로 승선에 성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김주원의 설명이다. “수비적으로 좀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타격 쪽이 부족하다. 차근차근 잘 성장해나가고 빌드업을 쌓아 놓으면 언젠가는 주전으로 당당하게 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특히 대표팀 동료 송성문이 본격적으로 포스팅 절차에 돌입했다. 김주원은 “가까운 형들이 계속 진출하니까 확실히 점점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며 “성문이 형이 장난식으로 응원 많이 해줘야 한다고, 그래야 그다음 길이 열린다고 했다”며 눈을 반짝였다. 골든글러브를 넘어, 이제는 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일만 남았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