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넷플릭스가 중국어 자막에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가 아닌 ‘신치(辛奇)’로 표기했다. 그동안 반복되던 오역 논란에 글로벌 OTT가 스스로 방향을 수정하며 ‘김치 문화’ 지키기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아시아’ 12화에서 김치가 중국어 자막에 ‘신치(辛奇)’로 표기된 사실이 알려졌다. 그간 넷플릭스는 여러 콘텐츠에서 김치를 중국식 절임 채소를 뜻하는 ‘파오차이’로 번역해 거센 비판을 받았던 만큼, 이번 변화가 갖는 상징성이 있다.

이 소식은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전후해 누리꾼들의 제보로 확산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2일 ‘김치의 날’을 맞아 다수의 누리꾼들이 제보를 해 줬다”며 “확인해 보니 ‘피지컬: 아시아’ 12화에서 김치의 중국어 자막을 ‘신치’(辛奇)로 표기했다”고 전했다.

사실 김치의 중국어 표기는 이미 정리된 사안이다. 2021년 한국 정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일부 개정하면서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다.

김치는 한국 고유의 발효 음식이고, 중국의 일반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와는 원료, 제조 방식, 발효 문화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에서는 김치의 뿌리가 파오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이른바 ‘김치공정’ 주장을 계속 이어 왔다. 서 교수는 “중국에서는 김치의 기원이 ‘파오차이’라는 ‘김치공정’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며 “이런 상황속에서 이번 넷플릭스의 ‘신치’ 표기는 매우 환영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넷플릭스의 선택은 단순 자막 교정 수준을 넘어선다. 서 교수는 “넷플릭스의 세계적인 영향력이 대단하기에 이번 신치 표기는 중국의 억지 주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앞으로도 글로벌 OTT의 김치 표기가 다국어로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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