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으로 향하는 최형우
삼성과 KIA의 엇갈린 시선
43세가 되는 타자 vs 여전히 빼어난 타자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살아있는 전설’ 최형우(42)가 KIA를 떠나 삼성으로 향한다. KIA 잔류가 유력할 것이라 했다. 자연스러운 예상이었다. 그러나 빈틈이 있었다. 삼성이 파고들었다. 그것도 강하게. 결과를 냈다. 삼성과 KIA의 ‘시선’이 달랐다고 봐야 한다.
2025시즌 최형우는 KIA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133경기,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 찍었다. 팀 내 최고 타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만 잘한 것도 아니다. 2017년부터 KIA에서 뛰었다. 꾸준히 잘했다. 2017년과 2024년 통합우승 주역이기도 했다. KIA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두 번, 비FA 다년계약 한 번 맺었다. 2025시즌을 끝으로 다시 FA가 됐다.

1983년생으로 42세 시즌을 보냈다. 2026년이면 43세 시즌이 된다. 에이징 커브가 와도 이상한 나이가 아니다. KIA는 이 부분에 주목한 듯하다. 나이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다.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비교 사례도 딱히 없다. 이승엽 이대호 등이 마지막 2년 계약 후 은퇴하기는 했다. 은퇴는 40대에 했으나 계약 자체는 30대 후반에 맺었다. 오승환의 경우 42~43세 시즌을 커버하는 2년 계약을 체결했고, 2025시즌 후 은퇴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오승환 쪽이 가깝다. 그러나 오승환이 2년 계약 1년차인 2024년 후반기부터 급격히 꺾였다. 2025시즌은 1군 12경기 등판이 전부다. KIA 구단 눈에 이 부분이 아른거릴 법하다. 협상 과정에서 어떤 식이든 안전장치를 걸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눈이 달랐다. 최형우가 찍은 기록에 주목했다. FA 시장 개장 후 바로 접근했다. 삼성 타선에 부족한 부분을 채울 선수로 판단했다.

삼성은 2025년 팀 홈런 161개로 리그 1위다. 대신 타점은 728개로 2위다. 출루율 2위(0.381), 득점권 타율 1위(0.291)에 홈런도 무수히 많이 쳤는데도 이렇다. 더 많은 타점을 뽑아낼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타점은 곧 득점이다.
클러치 능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중요할 때 한 방. 최형우는 이 능력이 탁월한 선수다. 이는 곧 삼성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얘기도 된다. 젊은 선수가 많은 팀이기에 최형우는 ‘멘토’ 역할도 가능하다.
선수는 당연히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나이가 많아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누구나 있다. 삼성이 이쪽에 주목한 모양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