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순간, 베테랑이 팀을 구했다
김단비의 ‘가치’
여전히 살아 있는 ‘클러치 에너지’
우리은행, 상승세 흐름으로?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아산 우리은행이 위기 순간에서 숨을 돌렸다. 답답한 3연패 흐름을 끊어냈다. 그 중심에는 김단비(35)가 있었다. 팀이 가장 절실할 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베테랑의 가치. 그 정의를 경기력으로 증명해냈다. 말 그대로 ‘단비 같은 활약’을 펼친 김단비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용인 원정에서 삼성생명을 62-59로 제압하며 3연패를 끊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거둔 지난시즌과 달리, 올시즌은 최하위에 머물며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얻은 승리라 의미가 더 컸다. 특히 5위 신한은행과 간격이 벌어지며 봄 농구 희망마저 흔들리던 시점이었기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그 무게를 김단비가 버텨냈다. 17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더블더블이다. 세키 나나미·이민지·이명관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흐름을 붙잡고 팀 전반에 안정감을 불어넣은 선수는 단연 김단비였다. 공·수에서 필요할 때 한 번씩 해결하며 경기 전체의 중심을 잡았다.

올시즌 김단비의 흐름은 꾸준함 그 자체다. 지난시즌 정규리그 MVP의 면모를 이어간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14점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BNK 썸전 한 경기를 제외하고 6경기에서 더블더블을 적었다. 시즌 성적도 대단하다. 평균 16.5점 13.1리바운드 3어시스트다. 평균이 곧 더블더블이라는 점이 위협적이다. 리바운드의 경우에는 리그 전체 1위다.
35세 베테랑이라는 나이가 무색하다. 힘이 필요한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매번 먼저 몸을 던진다. 세컨드 찬스를 만들어내는 집중력은 젊은 선수보다 나은 모습이다. 공격 기회가 막힐 때마다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주고, 수비에서는 한 템포 앞서 움직이며 팀이 버티도록 했다.

우리은행이 연패 흐름을 끊을 수 있었던 ‘힘’이 곧 김단비의 힘이었다. 팀이 흔들릴 때 가장 앞에서 무게를 잡는 것, 선수단 분위기를 다시 세우는 것. 그리고 ‘우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코트에서 보여줬다. 베테랑이 존재하는 이유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편 중요한 고비를 넘긴 우리은행은 약 일주일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2일 홈에서 KB스타즈와 맞붙는다. 강팀을 상대로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이번 승리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