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글·사진 | 양평=원성윤 기자] “다른 문을 열어 따라갈 필요는 없어. 넌 너의 길로, 난 나의 길로.”
아이브(IVE)의 ‘I AM’ 도입부 가사는 마치 아우디가 세상에 던지는 출사표 같다. 테슬라가 주도하고 수많은 후발주자가 난립하는 전기차 전국시대. 하지만 아우디는 서두르거나 곁눈질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로 묵묵히 제 갈 길을 간다.
‘A6 e-tron’은 자신감의 결정체였다. 엑셀을 밟는 순간, 안유진의 시원한 보컬처럼 차체가 도로 위를 비상(飛上)했다. 이건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나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무대다.
◇ 디자인: “넌 그냥 믿으면 돼, 보이는 그대로야”…숨 막히는 ‘원 보우’ 비율



“상상해 봐, 뭐든지 돼.”
A6 e-tron을 처음 마주하면 비현실적인 비율에 압도된다. 아우디 디자이너들이 “가장 완벽한 비율”이라 자부하는 ‘원 보우(One-bow)’ 라인은 루프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단 한 번의 끊김도 없이 매끄럽게 흐른다. 공기저항계수 0.21Cd. 바람조차 이 차의 아름다움을 시샘해 비켜 가는 듯하다.
특히 후면부의 2세대 디지털 OLED 리어 램프는 ‘Life is a beautiful galaxy’라는 가사를 시각화한 것만 같다. 수백 개의 픽셀이 별처럼 반짝이며 뒤따르는 차들에게 “나는 I AM”이라고 조용히, 하지만 강렬하게 웅변한다. 그냥 믿으면 된다. 보이는 그대로, 이 차는 도로 위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다.
◇ 주행 성능: “내일의 나에게 닿을 만큼 빠르게”…전율 돋는 가속




“파동 치는 맘을 봐, 제멋대로인 걸.”
뻥 뚫린 직선 구간, 드라이브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꿨다. 아이브의 메인 보컬 리즈가 “Fly away!”하고 고음을 내지르는 순간, 가속 페달을 깊게 가져갔다. 100kWh 대용량 배터리와 듀얼 모터가 뿜어내는 토크는 운전자의 등을 사정없이 떠민다.
제로백 3초대. 내연기관의 rpm 상승 과정 따위는 생략됐다. 마치 순간이동을 하듯, 차는 이미 저만치 앞서가 있다. “내일의 나에게 닿을 만큼 빠르게”라는 가사처럼, A6 e-tron은 현재의 속도를 넘어 미래로 질주한다. 하지만 콰트로 시스템은 어떤 속도 영역에서도 차체를 바닥에 끈끈하게 붙들어 맨다. 격렬한 안무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아이브의 라이브처럼 안정적이다.
◇ 실내 및 편의: “너는 누군가, 나는 I AM”…주인공이 되는 공간




“어제와 또 다른 나를 볼 수 있게.”
실내에 들어서면 ‘하이테크’란 무엇인지 정의 내리는 듯하다. 운전석을 감싸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양옆의 버추얼 사이드미러는 운전자가 마치 SF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AR(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도로 위에 화살표를 띄워줄 때, 비로소 내가 스마트한 미래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으로 듣는 ‘I AM’의 비트는 심장 박동과 공명한다. 외부 소음이 완벽히 차단된 이 공간에서 운전자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나르시시즘에 빠져도 좋을 만큼, 이 차는 운전자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 총평: 압도적인 자신감의 결정체


“길을 잃지 않아.”
전기차 선택지가 너무 많아 길을 잃을 것 같은가. 그렇다면 답은 명확하다. 아우디 A6 e-tron은 유행을 좇지 않고 본질(Performance)과 미학(Design)에 집중했다.
아이브가 4세대 걸그룹의 정점에서 “나는 I AM”을 외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듯, A6 e-tron 역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남들의 시선을 즐길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문을 열어라. 환상적인 드라이빙의 세계가 당신을 기다린다. socool@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