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청소년과 함께한 예술교육 결실…중랑아트센터 ‘사진잇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사진을 ‘기록’이 아니라 ‘관계’로 써온 10년이 전시로 공개된다. 문화예술단체 ‘사진잇다’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12월 20일부터 2026년 1월 2일까지 서울 상봉동 중랑아트센터 제1전시실에서 ‘사진잇다 프로젝트 10’을 개최한다. 오프닝은 20일 오후 2시다.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 이한나가 지난 10년간 발달장애인,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 청소년, 지역주민 등과 진행해온 예술교육 프로젝트의 성과를 집대성한 자리다. 한국메세나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랑문화재단이 후원하고 로마로가 지원한다.


‘사진잇다’는 지자체 공모사업과 기업 메세나를 기반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사진을 매개로 한 예술교육을 제공해왔다. 카메라를 단순한 도구로 두지 않고, 참여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서로를 이해하는 통로로 삼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진이 말이 되고, 말이 관계가 되는 방식으로 현장을 확장해 왔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한다. 이은미 작가의 <온>은 일상 속 관계에서 피어나는 온기를 담았다. 이한나 작가의 <얼굴>은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뒷모습을 포착한 초상 작업이다.
10년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교육 현장 기록과 참여자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함께 선보인다. 사진을 배운 과정과 사진으로 연결된 결과가 한 공간에서 만난다.


‘사진잇다’는 전시와 함께 책도 내놓는다. 이한나 작가는 10년의 활동을 정리한 ‘사진잇다 프로젝트:편(문화예술단체 10년 생존기)’을 발간했다. 제목의 ‘편(篇)’에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누군가 이어갈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한나 작가는 “올해 모든 공모사업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처음으로 멈춰 서서 지난 10년을 돌아봤다”며 “사진 한 장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관계를 만들고 삶을 바꾸는지 보여주는 관계의 연대기였다”고 설명했다. 지원이 끊긴 순간에도 기록은 남았고, 그 기록은 다시 전시가 된다.
‘사진잇다 프로젝트 10’은 화려한 기교보다 사람을 남기는 전시다. 발달장애인과 청소년, 지역주민이 같은 프레임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를 이해한 시간들이 사진으로 걸린다. 사진으로 사람을 잇는 예술교육의 10년을 중랑에서 만날 수 있다. kenny@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