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이용자 신뢰회복 위해 체질개선 진행

게임 장르 다각화로 신성장 동력 확보

‘아이온2’ 성공으로 재도약 발판 마련

“일관된 소통과 착한 운영으로 브랜드 이미지 회복”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이게 엔씨라고…?”

한때 ‘매출 최우선’을 외친 과금과 운영, 소통 미흡까지, 엔씨소프트(엔씨)를 둘러싼 부정적 인식은 고착돼 있었다. 그런데 지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신작 ‘아이온2’ 출시를 기점으로, 이용자 반응이 정반대로 바뀌고 있다.

비판과 불신이 앞섰던 회사가, 이제는 ‘응원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위치로 이동했다. 핵심은 분명하다. ‘매출보다 신뢰’를 먼저 택했다는 점이다.

엔씨는 최근 몇 년간 이용자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단기 성과를 위한 무리한 수익 구조 대신, 게임 본연의 재미와 이용자 경험을 다시 중심에 놓겠다는 선택이었다. 그 결과물이 지난달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다.

‘아이온2’는 출시 이후 4주 동안 무려 7차례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형식적인 업데이트 발표가 아니다. 개발진이 직접 나서 실시간으로 이용자 의견을 듣고, 실제 게임에 반영하는 과정 자체를 공개했다. ‘운영자 vs 이용자’ 구도가 아니라, ‘함께 만드는 게임’이라는 문화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김남준 아이온2 개발 PD는 공식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아이온2는 이용자들이 스트레스를 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서 가고 계신 이용자들에게 죄송하지만,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엔씨에서 쉽게 들을 수 없던 메시지다. 그래서 더 강하게 울렸다. 이용자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이렇게 소통하는 게임은 처음 본다’, ‘엔씨 게임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빠른 대처와 소통으로 일반 이용자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구조가 됐다’ 등 아이온2 공식 채널에는 응원과 격려가 쌓이고 있다. 신뢰 회복이 말이 아닌 ‘체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변화는 ‘아이온2’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엔씨는 한동안 리니지 지식재산(IP) 신작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슈팅, 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신성장 동력을 모색했다.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 ‘신더시티’를 중심으로 한 개발 클러스터 구축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서비스 방식도 달라졌다. 2023년 12월 출시한 THRONE AND LIBERTY(TL)를 시작으로, 엔씨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합리적인 수익 모델을 도입했다. 구독형 패스권, 멤버십, 치장형 아이템 중심의 구조는 ‘과금 압박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온2’ 역시 같은 방향성을 유지하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도 이 변화를 주목한다. DS투자증권 최승호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게임 자체가 디마케팅되는 상황에 놓였지만, 최근 소통 강화로 인식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일관된 소통과 착한 운영이 이어진다면 부정적 프레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때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게임사가, 이제는 ‘변화의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아이온2’는 단순한 신작 흥행이 아니다. 엔씨가 다시 신뢰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출발점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내년 이후 엔씨의 재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