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이민성호가 부담스러운 싸움에 나선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자정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홀 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4위전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앞선 4강전에서 일본에 0-1 석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베트남은 중국에 0-3 패배하며 3~4위전으로 향했다.

얄궂은 운명이다. 베트남을 이끄는 인물은 한국의 김상식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베트남을 4강에 올려놨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아시아의 중심으로 향하는 진화를 보여줬다. 이 감독은 한때 동료였던 김 감독과 지략 싸움을 벌여야 한다.

부담스러운 쪽은 한국이다. 베트남은 이미 이번 대회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예상하지 못한 4강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이뤘기 때문에 패배한다고 해서 데미지가 크지 않다. ‘유종의 미’ 차원에서 승리를 노릴 뿐이다.

반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파가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강상윤, 황도윤, 박성훈 등 주축 자원이 연이은 부상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감독이 인정한 대로 전술적 판단도 패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조별리그서 1승 1무 1패로 간신히 8강에 올랐고, 4강전에서는 숙적 일본에 패배했다. 이번 대회 전체로 보면 2승 1무 2패다. 여기에 패배가 하나 추가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승률로 대회를 마감해야 한다. 게다가 상대는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보이는 베트남이다. 올림픽 티켓이나 다른 타이틀이 걸린 것은 아니지만,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필요하다.

지난 2024년 대회와 비슷하다. 당시 U-23 대표팀을 이끌었던 황선홍 감독은 8강에서 인도네시아를 이끌던 신태용 감독에게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배하며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 지도자 인생에 큰 타격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유사한 그림이 펼쳐진다. 베트남에서 잘나가는 ‘영웅’ 김 감독을 넘지 못하면 이 감독 역시 리더십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이번 대회 내내 한국은 공수 균형 잡힌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공격의 세밀한 마무리도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감독은 “공격과 수비 어느 한쪽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밸런스를 맞추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을 설명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