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렬한 체험 영상… 소비자들 경험 욕구와 맞물려

- 라면, 매운맛 소스 수출액 전년대비 각각 21.9%, 4.6% 증가

- 농심·삼양·오뚜기 생산설비 확대를 통한 공급망 강화 집중

[스포츠서울 | 조선우 기자]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을 중심으로 확산한 ‘K-매운맛’ 챌린지가 미국 현지 소비 심리를 자극하며 대형마트 ‘오픈런’ 현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20% 이상 급증하자, 국내 식품 기업들은 생산 설비 확대를 통해 글로벌 수요 대응에 나섰다. 특히 그동안 내수 시장에 집중했던 오뚜기까지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 대형마트에서는 개장 전부터 한국산 매운 라면과 소스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유행 중인 ‘K-매운맛 챌린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운 라면이나 소스를 끝까지 먹는 과정을 담은 이 챌린지는 해외 크리에이터들의 리액션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며 전 세계 Z세대의 시각적 흥미와 도전 욕구를 자극했고,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실제 제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출 실적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136억 2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품목별로는 라면 수출액이 15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9% 급증했으며, 매운맛 소스류 역시 4억 1000만 달러로 4.6% 증가했다.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액은 18억 달러를 기록하며 13.2%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은 폭증하는 글로벌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 능력(CAPA) 확대와 물류망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심은 올 하반기 부산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을 완공해 북미 물량 공급 속도를 높이고, 삼양식품은 최근 준공한 밀양 제2공장을 가동해 미주·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특히 오뚜기의 행보가 눈에 띈다. 경쟁사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이 낮았던 오뚜기는 이번 ‘K-푸드’ 열풍을 기점으로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섰다. 우선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글로벌 로지스틱스센터’를 2026년까지 울산 삼남공장에 완공해 물류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어 202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에 첫 해외 생산 기지를 구축한다. 오뚜기는 이곳을 단순 라면 생산 공장이 아닌 소스, 가정간편식(HMR)까지 아우르는 통합 생산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현지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해 조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틱톡 챌린지 등으로 급증한 현지 소스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해 ‘글로벌 오뚜기’로의 체질 개선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숏폼 콘텐츠를 활용한 현지 맞춤형 마케팅이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오뚜기의 현지 공장 설립이 본격화되면 농심, 삼양과 함께 K-푸드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lesso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