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현장에서 뜻밖의 장면이 포착됐다. ‘CES 2026’ 전시장 한복판에서 중국 기업이 한옥과 한복이 담긴 영상을 대형 화면에 반복적으로 노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논란을 알린 인물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CES에 다녀온 지인의 제보를 받았다”며 “포털과 유튜브, SNS를 확인해 보니 중국의 유명 가전기업 TCL 전시장에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전했다.

TCL이 선보인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화면에 한옥과 한복 장면이 지속적으로 송출된 것. 한복을 입은 할머니가 한옥 마루에 앉아 있는 모습, 장독대를 걷는 장면, 드론으로 촬영한 한옥 전경까지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은 TCL의 자체 콘텐츠가 아니라 세계적인 음향 기업 Dolby가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한 ‘구례에서 온 편지’였다. 한국 전통미를 고화질 영상미로 담아낸 콘텐츠가 중국 기업의 전시 화면을 통해 세계 관람객들에게 노출된 셈이다.

서 교수는 “TCL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왜 굳이 중국 기업이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에서 한옥의 아름다움을 노출시켰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며 “중국은 지난 몇 년간 한옥을 ‘중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왜곡을 지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마카오 항공이 기내 안내 책자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을 ‘중국식 건축’으로 소개해 거센 비판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전통문화의 국적을 흐리는 시도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전 세계 누리꾼에게 우리의 한옥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글로벌 영상 캠페인을 펼쳐 나가겠다”고 향후 대응 계획도 밝혔다.

해당 한옥 영상 노출이 중국 기업의 전시 전략이었는지, 의도된 메시지였는지를 두고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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