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위수정 기자]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이 차를 공도에서 탈 수 있을까?”였다. 하지만 경기도 용인에서 화성까지 50km를 달리고 난 뒤 내린 결론은 의외였다. 이 차는 트랙에서 초점을 맞춘 투박한 경주차가 아니라, 강력한 힘을 가장 우아하게 다룰 줄 아는 ‘럭셔리 GT(Grand Tourer)’였다.

가장 놀라운 점은 정숙성이다. 폭 275mm의 초고성능 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실내는 놀라울 만큼 고요했다. 노면 소음을 반대 위상의 소리로 상쇄하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 덕분에 고속 주행 중에도 옆 사람과 속삭이듯 대화가 가능했다. 전용 버킷 시트 역시 인상적이다. 몸을 단단히 고정해주면서도 3시간의 주행 내내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락함을 유지했다.

◇ 버튼 하나로 깨어나는 마그마의 본능

운전대 하단의 ‘마그마’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차의 성격은 표변한다. GT 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이 묵직해지며 노면 정보를 선명하게 전달하고, 스프린트 모드에서는 합산 출력 650마력(478kW)의 모든 잠재력을 쏟아낸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가상 기어 변속 시스템(VGS)이다. 전기차 특유의 밋밋함을 지우고 내연기관 슈퍼카의 변속 타격감과 배기음을 완벽히 재현해낸다. 페달을 95% 이상 밟으면 자동으로 개입하는 부스트 모드는 별도의 조작 없이도 15초간 폭발적인 추월 가속을 선사한다.

◇ 수치보다 빛나는 제동의 균형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서 체험한 성능은 숫자로 증명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3.4초, 200km까지는 10.9초 만에 도달한다. 하지만 더 감탄스러운 것은 제동력이었다. 시속 200km가 넘는 초고속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2.2톤의 차체는 흔들림 없이 노면을 움켜쥐며 단숨에 멈춰 섰다. 가속만큼이나 정교한 제동력이 운전자에게 ‘믿고 달려도 된다’는 강력한 신뢰를 준다.

◇ 럭셔리 고성능의 새로운 정의

GV60 마그마는 단순히 빠른 차를 넘어, 고성능을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평소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정숙한 SUV로, 때로는 서킷의 주인공으로 변신하는 유연함이 이 차의 진짜 가치다. 제네시스의 다음 10년을 이끌 이 ‘정숙한 괴물’은 럭셔리와 고성능이 충분히 공존할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GV60 마그마는 84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346㎞(산업부 인증 기준)를 주행한다. 복합 전비는 1kWh당 3.7㎞.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9657만원. wsj011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