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은 김재환이 쳤는데
이숭용 감독이 더 간절했다
“선수가 자신감 생길 계기”
SSG 선수단도 함께 기뻐했다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내가 더했죠.”
SSG ‘이적생 거포’ 김재환(38)이 개막 후 세 경기만에 첫 대포를 쐈다. 타격 후 속으로 ‘넘어가라’고 무수히 외쳤을 법하다. 선수만 그런 게 아니다. 더 간절했던 사람이 있다. 이숭용(55) 감독이다.
이 감독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2026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과 경기에 앞서 “(김)재환이가 아마 ‘넘어가라’ 그랬을 거다. 내가 재환이보다 더했다. 그 이상이었다”며 웃었다.
이어 “딱 맞는 순간, 솔직하게 ‘어? 어? 제발 가라’ 했다. 그 홈런으로 점수차가 벌어지는 것도 당연히 있다. 그러나 김재환이 큰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 봤다”고 강조했다.

김재환은 비시즌 SSG와 2년 총액 22억원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통산 276홈런 날린 거포다. 광활한 잠실구장을 벗어나 타자친화적인 랜더스필드로 왔다. 위압감이 배가될 수 있다.
개막 시리즈에서는 안타가 없다. 합계 8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다. 31일 키움과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도 4번 지명타자로 나섰는데 세 타석 무안타다.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이적 후 첫 타점 생산했다. 그리고 7회말이다. 1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이 돌아왔다. 키움 윤석원의 바깥쪽 속구를 밀었다. 크게 떠오른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05m다.
4-2에서 7-2가 되는 순간이다.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추가 2점 내면서 더 달아났고, SSG가 9-3으로 승리했다. 개막 3연승이다. 김재환도 기분 완전히 전환할 수 있는 하루가 됐다.

이 감독은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다. 그래도 안 맞으면 쫓긴다. ‘팀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생각이 들면 풀어가기 쉽지 않다. 우리가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지만, 결국 본인이 풀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짚었다.
이어 “그 홈런 하나 터지면서 우리 구성원들 모두 좋아했다. 이제 재환이가 우리 팀에 잘 적응해서 같이 가고 있다는 뜻 아닐까 싶다. 정말 그 타구 넘어가길 바랐다”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