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박병호-서건창, 고척 재회

키움서 만개…2014년 KS 진출 주역

“좋은 선수이자 사람…제2의 인생 응원”

박 코치 “히어로즈 돌아온 건 팬들 덕분”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워낙 좋은 선수였는데…떠나보내는 마음이 아쉽다.”

한때 히어로즈를 이끈 박병호(40)와 서건창(37)이 돌고 돌아 고척에서 재회했다. 이제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가운데, 서건창은 “정말 재밌게 야구했던 기억이 난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고척 삼성전에서 박병호 잔류군 선임코치의 선수 은퇴식이 열렸다. 이날 키움·삼성 선수단을 비롯해 수많은 선후배가 그의 마지막을 함께했는데,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2010년대 초중반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은 서건창이다.

지난시즌 둘은 나란히 키움에 재합류했다. 삼성에서 프로 커리어를 마친 박 코치는 코치직을 맡았고, 서건창은 KIA에서 방출의 아픔을 겪은 뒤 선수로 돌아왔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이들에게 키움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2014년엔 넥센(현 키움)을 한국시리즈(KS) 진출로 이끌었다.

박 코치와 서건창은 LG에서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지만, 키움에서 기량을 만개했다. 2005년 LG에서 프로 데뷔한 박 코치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2시즌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거포다.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고, 최우수선수(MVP) 2회, 홈런왕 6회, 1루수 골든글러브 6회를 수상했다. 통산 17시즌 동안 1767경기에 출전해 1554안타 418홈런 1244타점의 호성적을 남겼다.

과거 리그 정상급 2루수로 평가받던 서건창은 2008년 LG에서 육성선수로 시작했다가 방출된 뒤 키움에 입단했다. 2012년엔 127경기에 나서 타율 0.266, 115안타 40타점 70득점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받았고, 2014년엔 리그 최초 200안타를 달성하는 등 MVP를 차지했다. 2023년 LG에서 방출되자마자 가장 먼저 접촉한 팀 역시 키움이었고, 이번에도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들의 재회는 히어로즈 팬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은퇴식 당시 서건창은 1루에 있던 박 코치를 직접 마중 나왔다. 그는 “오랜만에 그라운드에서 형을 만나니 함께 정말 재밌게 야구했던 기억이 났다”며 동료를 떠나보내는 심정을 전했다.

이어 “멋진 선수들과 팬들과 써 내려갔던 많은 서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며 “형을 보내는 마음이 아쉽다. 그래도 워낙 좋은 선수였고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코치이자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배를 향한 굳건한 믿음도 내비쳤다. 서건창은 “후배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코치 역시 “히어로즈에서 코치를 맡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팬들의 응원 덕분”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