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위기론이 대두됐던 LG 트윈스. 하지만 그들은 ‘어린이날 시리즈’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자신들의 저력을 증명했다. 이번 승리는 단순히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지환 등 핵심 전력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LG 타선은 식지 않았다. 이재원은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대형 홈런을 만들어내는 집중력을 보였고, 송찬의는 타무라 이치로의 강속구를 가볍게 밀어쳐 담장을 넘겼다. 이처럼 ‘누가 나와도 제 몫을 해주는’ 탄탄한 선수층(Depth)이야말로 LG가 부상 악재 속에서도 선두권 싸움을 이어가는 원동력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임찬규의 투구는 견고했다. 볼넷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구위에 확신이 있고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는 뜻이다. 특히 라이벌전이라는 압박감 속에서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며 경기 흐름을 지배한 것은 베테랑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준 대목이다.

반면 두산은 선발 최승용이 제구 난조로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하며 마운드 운용이 꼬였다. 9안타를 치고도 단 1득점에 그친 타선의 집중력 부재 역시 뼈아팠다. 박찬호의 솔로 홈런이 터졌을 때 추격의 불씨를 살려야 했으나, LG의 견고한 수비와 불펜벽에 막혀 위닝시리즈를 헌납하고 말았다.

결국 ‘잠실 시리즈’의 미소는 LG가 지었다. 부상자들의 복귀가 시작되면 더 무서워질 LG의 ‘완전체’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white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