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포판=김용일 기자]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
꿈에 그리던 월드컵 데뷔전에서 극적인 역전 결승포로 날아오른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스트라이커 오현규(베식타스)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현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있는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체코와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24분 손흥민 대신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뒤 11분 만에 결승포를 해냈다.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크로스한 공을 상대 수비 견제에도 절묘하게 달려들어 왼발을 갖다 대 마무리했다. 후반 선제 실점에도 한국은 황인범의 동점골에 이어 홍명보 감독이 믿고 내보낸 오현규가 역전골을 책임지면서 2010년 남아공 대회(그리스와 1차전 2-0 승)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1차전 승리를 챙겼다.
오현규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사실 경기 전에 몸이 너무 안 좋았다. 열이 38도까지 오르면서 오늘 뛸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여기 계신 모든 스태프, 닥터 선생님들이 보살펴주셔서 뛸 수 있었다. 골도 넣을 수 있었다”고 감사해했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당시 훈련 파트너로 참가해 ‘등번호 없는 예비 선수’로 선수단과 끝까지 동행한 오현규는 어느덧 대표팀 주력 공격수로 성장했다. 특히 2024년 9월 홍 감독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제까지 A매치 28경기를 뛰며 7골을 넣었는데, 득점 모두 홍명보호에서 만들어냈다.
카타르에서 월드컵에 대한 동기부여를 품고 다시 4년을 달려온 그는 마침내 북중미 대회, 체코전에서 데뷔해 영광스러운 득점까지 터뜨렸다. 오현규는 “월드컵을 뛰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이라면서 “감독께서 기회를 주셔서 골도 넣고 승리해서 스트라이커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아들의 첫 월드컵을 응원하기 위해 식당 문을 닫고 멕시코로 향한 부모 앞에서 대활약을 펼쳐 더욱더 감격적이었다.
‘추어탕집 아들’ 수식어도 붙는 오현규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운영하는 추어탕집에서 자랐다. 과거 “남들이 이유식을 먹을 나이에 나는 추어탕에 밥을 말아 먹었다”는 말로 시선을 끌기도 했다.
오현규의 부모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추어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기 직후 ‘6월30일까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잠시 휴무하게 됐다’며 ‘이번 월드컵엔 우리 아들이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하게 돼 가족으로 현장에서 함께 응원하고 힘을 보태고자 한다’는 공지문이 공개됐다.
한국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는 이날 열린 대회 개막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눌렀다. 오현규는 “오늘 승리의 좋은 기운대로, 그리고 겸손하게, 멕시코 홈이니 상대 분석을 잘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100%, 그 이상 쏟아내고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