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애틀랜타=정다워 기자]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이 오자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체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경기가 열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 전반전 22분경 주심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선언하자 관중석에서 엄청난 야유가 터져 나왔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거의 모든 관중이 한목소리로 “우~” 야유를 보냈다. 후반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장이 떠나갈 듯 큰 데시벨이었다. 존 덴버의 명곡 ‘Take me home, country road’가 울려 퍼진 뒤에야 야유가 사라졌다.

관중석의 야유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향한 불만의 표시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선수 보호를 목적으로 전후반 22~23분경 물을 마시며 휴식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명목은 선수 보호인데 사실상 상업적인 이유가 더 크다. 중계사는 물론이고 경기 현장에서도 이 시간을 활용해 중간 광고를 끼워 넣는다. 결국 ‘돈’ 때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존재의 이유에 회의감을 느끼는 목소리도 크다. 이날 경기 후 남아공의 휴고 브로스 감독은 “날이 더우면 물을 마시는 게 유용할 것 같은데 이 경우에는 경기의 리듬을 깨는 것 같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경기가 열린 애틀랜타 스타디움은 지붕이 있는 돔구장이다.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쾌적한 환경에서 뛰는데 중간에 굳이 쉴 이유가 없다는 브로스 감독의 의견이다. 날이 더운 실외라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지붕 있는 경기장에서 굳이 그럴 이유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경기 집중도가 떨어지고 흐름이 끊기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선수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앞서 네덜란드 주장 버질 판다이크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정말 흥미롭다. 하지만 물을 마시는 시간마다 매번 광고가 나온다. 솔직히 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정말 날씨가 더울 때 수분 보충을 하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모든 경기에 일괄 적용할 것이 아니라, 기온이나 경기 환경을 고려해 매번 다르게 결정해야 한다”라는 의견도 내놨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나치게 ‘돈’에 집착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것도 결국 자본의 논리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FIFA는 야심 차게 꺼낸 아이디어일 텐데 막상 현장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