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조기 탈락했지만, 일본은 세계 레벨에 접근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일본은 30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의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1-2 패배했다. 일본은 전반 29분 사노 카이슈의 골로 앞섰지만, 후반 내리 두 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월드컵 우승을 천명했던 일본은 토너먼트 라운드 첫 관문에서 탈락했다. 결과만 보면 기대 이하다.
내용을 살펴보면 온도 차가 발생한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수준 높은 현대 축구를 구사했다. 3-4-3 포메이션을 주력으로 한 일본은 경기 내내 공수 간격을 30~40m 사이로 유지하며 공수에 걸쳐 높은 완성도를 선보였다. 나카무라 케이토, 도안 리츠 등 좌우 윙백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작전을 고도화하며 북중미 월드컵 현장을 호령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어려운 상대들과 싸웠지만 쉽게 지지 않는 힘을 보여줬다. 조별리그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네덜란드와 2-2 무승부를 거뒀고, 36위 스웨덴과도 1-1로 비겼다. 5위 브라질과는 접전 끝에 한 골 차로 패배했다. 57위 튀니지는 4-0 격파하며 차원이 다른 전력 차이를 과시했다. 32강전 상대가 브라질이 아니었다면, 16강에 갔을지도 모를 경기력과 흐름이었다.
100% 전력이 아니었기에 더 놀라운 대회다. 일본은 개막 전 공격의 핵심인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 주장이자 허리의 키플레이어인 엔도 와타루(리버풀) 등을 잃은 채로 대회를 준비했다. 한국으로 따지면 손흥민과 이강인, 황인범이 빠진 셈이었다. 설상가상 에이스 쿠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마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잔여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전력 손실이 컸다.
그런데도 일본은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에서 오랜 시간 구축한 팀의 색깔과 방향성, 조직의 힘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선수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대회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은 세계 레벨에 한단계 더 가까이 진입했음을 확인했다. 일본의 진화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팀의 주축인 젊은 선수들이 여전히 유럽 중심에서 활약 중이고, 유망주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4년 후 월드컵에서 일본은 또 다시 우승이라는 목표를 들고나올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