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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위즈파크 스카이존으로 명명된 4층 관중석 최상단 전경. 수원구장뿐만 아니라 종합운동장 시설물 일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수원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비가 부슬부슬 내린 3월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수원구장). 막내구단 kt가 역사적인 홈 개막전을 맞아 오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kt 관계자는 부슬거리는 비를 바라보며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기암시를 했다. 그는 “1만석 가량 예매가 됐는데, 취소를 많이 하지는 않으신 것 같다. 날씨가 안좋아 기대했던 만큼 관중이 많이 오실 것 같지는 않다”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개장행사 때문에 홈팀 kt는 한 시간 가량 일찍 훈련을 시작했고, 원정인 삼성도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훈련을 마쳤다. 2007년 이후 8년 만에 수원구장을 찾은 류중일 감독은 “잘 만들어 놨다. 예전 수원구장은 그라운드가 푸석푸석 해 수비하기 어려운 구장이었다. 새로 리모델링을 하면서 그라운드도 딱딱하게 잘 정비했다고 하더라”면서 “1990년대 초반에 태평양 좌완 가내영에게 장외 홈런을 때린 기억이 있는 곳”이라며 회상에 잠겼다. 삼성 선수들도 “예상보다 시설이 좋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관중들은 어떨까. 과거 수원구장은 파울존이 넓고 좌석이 불편해 관람편의가 썩 좋은 구장은 아니었다. 개막행사가 시작된 오후 5시 30분부터 마법사들의 놀이터를 하나하나 둘러 봤다.

수원 위즈파크
[스포츠서울] kt 위즈파크 스카이존 최하단 관중석에 앉았더니 전광판이 안전펜스 봉에 딱 가려진다. 허리에 힘을 조금빼고 편안하게 앉으면, 보는데 전혀 지장없다. 수원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탁 트인 시야, 아찔할 정도의 스카이석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구장에서 가장 높은 4층 관중석. 수원 종합운동장 전경이 내려다보인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높았다. 이름도 스카이존이다. 날씨가 흐려 시계가 멀지 않아 아쉬울 정도였다. kt 관계자는 “시력이 좋은 분들은 멀리 화성까지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4층 관중석 제일 하단 앞자리는 전광판이 눈높이에 있었다. 화성을 형성화 전광판 위 대형 구조물이 더욱 웅장하게 느껴졌다. 아쉬운 점은 180㎝ 가량 되는 팬이 앉으면 안전펜스 봉이 딱 눈높이라, 전광판이 가려진다는 것. 봉 너비가 얇아 허리에 힘을 조금만 빼면 보는 데 전혀 문제 없는 정도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덩치 큰 남성팬이 앉기에는 의자 폭이 좁은 감이 있다는 것. 연인과 함께 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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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층 관중석으로 들어가는 출입 게이트를 통과하면 홍콩의 한 상점가를 보는 듯 한 붉은색 계열의 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삼겹살이나 닭강정 등 다양한 먹거리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수원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아늑한 내야석 삼겹살 등 먹거리도 풍성
내야 지정석이 있는 2층으로 내려갔다. 홈플레이트 뒤쪽으로 포수 후면석(BC 라운지존)과 탁자 지정석(후후존)을 기준으로 좌우로 내야 지정석이 자리하고 있는 공간. 출입 게이트를 통과하면, 삽겹살 통구이와 닭강정, 피자, 핫도그 등 다양한 먹거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관중석으로 들어서면 빨간색 팔걸이 의자가 펼쳐져 있다. 테이블석은 좌석과 테이블 사이 공간이 있어 몸을 살짝만 틀면 성인 한 명이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만큼 공간이 된다. 하지만 내야 지정석은 관중이 지나면 일어나야 할 정도로 앞뒤 간격이 살짝 좁다. 좌석이 홈플레이트쪽으로 돌려져 있지 않다는 점도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불편할 수 있다. 외야 폴쪽 내야지정석에 앉은 팬들은 몸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틀어서 봐야한다. 파울존이 좁은 만큼, 그라운드와 가까워 선수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보인다는 점은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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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3루측 익사이팅 존에서 바라본 그라운드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어 생동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수원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숨소리 느껴지는 그라운드 밀착 관중석
1층 관중석은 말그대로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느껴질 만큼 밀착감을 보인다. 홈플레이트에서 20m 가량 떨어진 지니존은 그라운드를 수평으로 바라볼 수 있을 만큼 가깝다. 파울타구가 백네트쪽으로 날아오면 움찔하며 피할 정도. 익사이팅존과 불펜 때문에 좌우 폴쪽은 사각이 생긴다는 게 단점이지만, 배터리와 타자, 내야수들의 움직임은 미세한 동작까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좋다. 익사이팅존도 익사이팅 하다. 불펜쪽 좌석은 투수들이 몸을 푸는 장면을 바로 뒤에서 볼 수 있고, 더그아웃쪽 좌석은 선수들의 생생한 표정을 담을 수 있다. 익사이팅존은 사방이 안전그물로 막혀있어 별도의 보호장비 없이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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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네 명이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꾸며놓은 중견수 뒤쪽 펍. 파티플로어를 연상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썰렁했다. 수원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빵빵한 와이파이 어색한 앱과 펍 옥에 티
외야 관중석은 피크닉을 온 느낌을 준다. 기본은 의자대신 잔디가 깔려 있어 돗자리 하나 가져가 편히 앉아서 볼 수도 있다. 폴 뒤는 빨간색 의자로 돼 있지만, 좌익수 뒤쪽으로 BBQ존, 우익수 뒤쪽으로 커플존이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도 있다. 관심을 끈 펍은 개장일이라 살짝 어색했다. 파티펍을 연상했는데, 생각보다 테이블수가 적어 아쉬운 감이 있었다. 중견수 바로 뒷자리라 시야는 좋지만, 전면이 유리로 막혀있어 그라운드와 살짝 이질감이 느껴졌다. 관심을 끈 기가 와이파이는 빵빵 터졌다. kt가 야심차게 개발한 자체 앱을 깔고 로그인을 하면 기가 와이파이를 누구나 쓸 수 있다. 앱은 아직 정비가 필요한 상황. 이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접속도 잘 안됐다. 하지만 영상중계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수원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