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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정대중문화부장]“세대와 지역을 초월해 소통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
‘양띵’, ‘악어’, ‘잉여맨’, ‘김이브’ 등 10~20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는 스타 크리에이터(유튜브 스타)를 대거 거느린 ‘트레져헌터’의 송재룡(38) 대표는 국내 멀티채널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이하 MCN)사업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이들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영상 플랫폼에서 자신의 콘텐츠로 개인방송을 하는 창작자로, 아이돌그룹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방송방식을 지상파 방송이 도입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KBS2 ‘예띠TV’, SBS ‘18초’ 등을 속속 선보이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MCN은 동영상사이트 유튜브 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사업으로, 복수의 방송채널을 가진 크리에이터를 묶어 연결하고 관리하는 신종 사업이다. 송 대표는 CJ E&M이 국내 최초로 지난 2013년 MCN사업을 시작할 당시 팀장으로 이 분야를 개척했고 지난해말 퇴사후 지난 1월7일 MCN업체 트레져헌터를 세웠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 활약중인 국내에서 내로라는 60개팀 100명이 넘는 크리에이터의 소속사 겸 이들의 영상제작 인프라 및 콘텐츠 제공, 마케팅, 광고유치 등을 맡고 있다. 트레져헌터는 50개가 넘는 채널에서 9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튜브에서만 매달 2억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모던한 방송 스튜디오를 갖춘 서울 삼성동의 트레져헌터 사옥에서 만난 송 대표는 “좋아하고 잘하며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어 창업한 지 얼마 안됐지만 정말 신나게 일하고 있다”며 열정과 의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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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 네 정체가 뭐니?-MCN사업이 국내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데 개념이 아직 생소하다.
MCN이 사실 별 게 아닌데 용어가 대중 친화적이거나 고객 친화적이지 않아 어려운 것 같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을 비롯해 방송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여러 채널에서 활약하는 인터넷 방송 1인 제작자를 뜻했다가 지금은 한사람 뿐만 아닌 2 ~3인이 만들 수도 있어 포괄할 수 있는 용어를 고민하고 있다. 30대 이상에게 용어를 설명하기 힘든데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인터넷방송 포맷으로 방송하니까 다들 금방 이해하더라. 역시 대중성이 중요한 것 같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구글과 유튜브가 있는 미국이 앞선 시장이다보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온라인 비디오컨퍼런스인 ‘비드콘’과 유튜브스타페스티벌, 유튜브뮤직어워드 등의 해외 행사에 CJ시절부터 많이 다녔다. 해외 유명 유튜브 스타들이 연수익 100억원이 넘고 양띵님 같은 크리에이터가 ‘초통령’으로 10대들에게 연예인 못지 않는 큰 인기를 모으는 걸 보면서 국내에서도 이 사업이 빨리 커질 거라 가정하고 회사를 시작하게 됐다. 스타트업 회사인데도 다른 회사에 가면 임원급인 능력있는 분들이 함께 하게 돼 운이 좋았다.
-1인 인터넷방송 포맷을 차용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 덕을 톡톡히 본 것 같다.인터넷방송을 대중화해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큰 인기를 끌면서 예상보다 반템포 이상 빨리 시장이 열린 것 같다. 천운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방송사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언론매체에서 MCN을 알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성공하면서 크리에이터들의 방송이 더욱 주목받은 것 같다. 우리 회사 소속인 양띵님과 악어님이 KBS2 ‘예띠TV’ 진행도 하고 있고 양띵님은 CF에 출연도 했다.
-국내 최고의 간판 크리에이터인 양띵이 초기부터 트레져헌터에 몸담았나.처음 시작할 때는 악어님 혼자 계약한 상태였다. 양띵님은 좀 늦게 계약했다. 그래도 양띵, 악어, 김이브님이 주축이 돼 각 분야에서 신뢰도와 인지도 높은 크리에이터들이 몸담으면서 우리 회사가 스타트업회사인데도 스타트를 잘했다. 하하.
-양띵은 트레져헌터의 기획이사이기도 하다.
양띵님이 아이디어가 정말 많다.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에게 톱 크리에이터의 노하우를 전하는 ‘키버아카데미’도 양띵님 아이디어로 양띵님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비즈니스 크리에이터를 도와주고 악어님이 사회를 보는 등 재미와 의미를 갖춘 새로운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캐릭터 물픔을 파는 쇼핑몰 크리마켓도 양띵님 머리에서 나왔다. 수원스튜디오에서 양띵TV, ‘예띠TV’등의 방송을 녹화하고 서울 사무실에 들러 회의를 하곤 한다.
-회사 간판 크리에이터인양띵과 악어는 온라인게임 ‘마인 크래프트’ 등 게임 전문 크리에이터다. 송 대표도 온라인게임을 즐기나.
사실 나는 게임을 못한다. 어릴 때 게임, 만화, 당구에 빠진 친구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보수적인 학생이었다. 그런데 콘텐츠업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관심을 갖게 돼 큰 틀에서는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콘텐츠를 만든다고 여긴다. 게임, 먹방, 메이크업 등 분야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그 또래에 맞는 취미를 콘텐츠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양띵님도 게임 뿐만 아니라 여행, 교육용 콘텐츠도 고민하고 있다. 나이와 성장속도에 맞게 여러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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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중요· 인생의 보물을 나누며 함께 즐기자-10~20대들에겐 익숙하지만 중장년층에겐 MCN이 여전히 생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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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타깃으로 시작했지만 부모님, 이모, 삼촌 등이 어린 친구들과 함께 문화활동을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부모님이 관심을 가지면 추억영상앨범을 만들 수도 있고 부모님 입장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결국은 소통이 중요하다. 처음 TV가 나왔을 때 라디오는 없어질 거라 예상했지만 라디오는 청취자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인기있지 않나. 크리에이터들이 상담소를 열어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거꾸로 아이들이 부모님과 소통할 수 있는 테마를 잡아서 상담해 볼 계획도 있다.
-세대간의 소통을 말하는가.
그렇다. MCN사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대간에 서로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역할을 하고 싶다. 10대나 20대 초반 팬들 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이 중장년층까지 안고 가려면 부모님과 함께 하는 테마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MCN 노하우를 물어보는 분 중에 일산의 아파트 부녀 회장님도 계시다. 취재하는 걸 좋아하고 문화마을을 만들자고 영상을 찍고 블로그 활동도 하시더라. 아파트에 누가 이사오면 방송을 통해 소개하겠다고 하셔서 자연스럽게 일상속에 MCN이 자리잡고 있어 감동적이다. 사실 MCN이 별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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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이름이 특이하다.
보물을 찾는 사람이란 뜻이다. 크리에이터라는 속성안에는 콘텐츠와 채널이 결합돼 있다. 우리는 뭐하는 회사일까 생각해보니 크리에이터가 각자의 전문 분야인 콘텐츠라는 보물을 찾아 구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재미있게 놀자는 뜻을 담았다. 처음엔 남들보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것 같은 스타 크리에이터들이 방송을 주도하겠지만 일반인이라도 누구나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노하우 등을 방송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세상이 곧 올 것이다.
-트레져헌터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크리에이터 인큐베이팅 역할을 해서 크리에이터들이 사회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인 일을 하도록 도울 것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지상파에 진출해 유명 스타가 되고 미디어사업자가 되기도 한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힘든 건 없고 너무 신난다. 일이 너무 커져서 갖춰야 할 게 많은데 부족한 게 많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해외에서도 트레져헌터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해외 마케팅사와 광고주가 국내 MCN에 관심이 많다. 미국이 1세대, 유럽이 2세대라면 3세대는 아시아권이다. 한국은 K팝이라는 강력한 무기도 있어 중국, 일본, 유럽 등 해외의 많은 회사에서 찾아온다. 뷰티, 게임 등 K컬쳐에 다들 관심이 많다. 특히 게임과 뷰티는 콘텐츠 속성이 강해 언어를 초월해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볼때 통하는 코드가 있다. 아시아권이 디지털화되기 힘든데 지금의 10대들은 밀레니엄세대라 그런지 우리 때와는 달리 영어도 잘하고 소통이 쉬운 재능있는 세대다. 미국드라마를 보더라도 자막이나 통역없이 원본 그대로 통째로 보고 속성적으로 인터넷에 친숙하고 쉽게 확산되더라.
-수원과 본사에 스튜디오를 갖췄다.8월까지 스튜디오 세팅과 시스템구비를 마쳤다. 크리에이터들이 각자의 방송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기 네트워크를 위한 모임과 콜라보레이션도 중요하다. 회사에서 워크숍과 이벤트를 만들어 콘텐츠 기획을 하곤 한다. 스튜디오 세팅후 적극적으로 크리에이터 영입도 하고 초등학생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크리에이터를 육성 및 발굴하는 ‘키버아카데미’도 열고 있다. 대학에 MCN학과도 만들고 싶다. 취미로 유튜브를 보는 학생은 안그런 학생보다 영어를 잘한다. MCN업계가 커지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대학 전공으로 택해서 대학에서 정상 커리큘럼으로 공부하며 비디오도 배우고 다양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게 꿈이라 그 부분이 이 사업을 하면서 제일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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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누나와 일산 주부가 함께 먹방하도록 네트워크 만들어 주고파-트레져헌터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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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비디오를 잘 만들어야 한다. 콘텐츠가 좋아야 팬도 늘어나고 세대별 취향에 맞게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만드는 사람들이 이를 통해 생계유지가 될 수 있도록 회사가 역할을 할 것이다. 올해 MCN관련 강연 의뢰가 오면 거의 다 다닌 것도 많이 알리려 한 이유다. 좋은 스타트업회사가 많이 생기고 크리에이터 자체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술적 마케팅 노하우 등을 키버아카데미를 통해 육성하려 한다. 지금은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는 순간이다. MCN학과가 개설되면 크리에이터와 콘텐츠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몇팀이 소속돼 있나. 목표로 하는 조회수가 있다면.크리에이터들끼리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회사 소속팀으로 60팀이 있고, 같은 식구로 60팀이 더 있다. 연말까지 200팀 정도 될 것 같다. 한달에 유튜브에서만 2.1억뷰를 기록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유튜브조회수 월 3억뷰를 넘어서고 싶다. 나머지 채널은 같이 커질 것 같다. 아시아인이 20억명이 넘는데 매일 한명이 트레져헌터 비디오를 한번씩 본다면 매일 20억뷰가 나올 것 아닌가.
-수익은 언제쯤 날 것 같나.매출이 계속 커지고 있다. 시작할 때보다 굉장히 많은 기회를 보고 있어 돈벌 기회가 많구나 하고 느끼고 있다. 생각보다 고정비가 많이 드는 비즈니스는 아니다. 광고수익을 크리에이터와 나누고, 회사 자체가 콘텐츠 광고와 세일즈 대행을 해서 대행수수료, 크리마켓에서 물건을 팔았을 때 수수료 등 수익원이 다양하다. 지금까지는 스튜디오를 만들고 장비를 갖춰 크리에이터를 지원해왔다면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수익이 날 것 같다. 내년 상·하반기에는 수익을 내지 않을까 한다.
-창업한 지 1년이 채 안돼 정신없을 것 같다.일요일에 2~3시간만 쉬면 힐링이 된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팬이어서 야구경기를 보는 걸 좋아한다.
-장기적인 목표는.
요즘 국내 대기업, 연예기획사, 중국 관계자 등 두명만 만나면 한명은 MCN사업을 하겠다고 하더라. 회사는 돈을 많이 벌고 성장해야 하지만 나는 크리에이터 중심의 회사를 만들겠다. 크리에이터가 인정받고 직업인으로 존경받으며 대학에 학과 개설을 통해 선순환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초창기의 SM엔터테인먼트가 성장하면서 느꼈을 것 같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부모와 자녀 세대간에 소통기회가 거의 없는데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만드는 비디오콘텐츠 놀이처럼 된다면 저변이 확대되고 뿌듯할 것 같다. 요리에 관심있는 울산의 누나와 일산의 부녀회장 주부님이 같이 먹방을 하도록 채널을 뚫어주고 네트워크를 만들어주는 게 우리 회사의 목표다.
◆프로필▲출생=1977년 4월17일 대구
▲학력=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학사
▲주요 경력=㈜EM미디어 신규사업팀. ㈜좋은사람들 전략기획팀. CJ E&M 방송콘텐츠부문 MCN사업팀 팀장(2010~2014).2015년 1월7일 트레져헌터 설립
hjcho@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