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FC서울-전북, 신경전 벌이는 양 팀 선수들
[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15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FC서울 선수들과 전북 선수들이 한데 몰려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015. 10. 25.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 K리그 우승 경쟁은 다음 라운드로 넘겨졌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35라운드 서울과 전북의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이 경기를 이겼을 경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전북으로서는 조바심이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북은 이날 서울을 물리쳐 승점 71이 되면 6점차로 추격 중인 2위 포항과 격차를 9점으로 벌릴 수 있었다. 남은 경기가 3경기인 점을 고려하면 전북이 전패를 당하고 포항이 전승을 거두더라도 승점으로 순위가 뒤바뀔 일은 없었다. 골득실을 따져 우승팀이 가려지는 만큼 서울전 승리는 전북의 우승 확정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일찍 우승을 결정짓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모험을 택하지 않았다. 서울전에서는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리그 3위 이내 성적을 확정한 것에 만족했다.

◇전북의 변칙 전술은 무실점에 맞춰졌다.

전북은 지난 서울전 3-0 완승의 비책이었던 변칙 수비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지난달 맞대결 당시 최철순을 아드리아노의 전담 마크맨으로 기용해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었던 전북이었다. 이날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는 최철순을 대신해 최보경에게 특별 임무가 주어졌다. 그에게 아드리아노 봉쇄를 맡기며 중앙 수비로 내려 스리백 수비를 구성했다. 서울의 주력 전술인 3-5-2와 똑같은 형태를 취했다.

최강희 감독은 “서울에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아드리아노의 득점을 막고, 세트피스 수비에 집중하도록 했다. 후반에 전술적으로 승부를 걸려고 했다”고 말했다. 후반 레오나르도와 루이스가 투입돼 공격진에 변화가 생겼지만 최보경을 활용한 스리백 수비는 변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서울이 무리해서 공격하지 않는 한 우리도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원정에서 승점 1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대표되는 전북이 이날은 전반 동안 유효슛을 기록하지 못했다. 전북에서 가장 많은 4회의 슛을 시도한 이동국도 후반 31분이 되어서야 유효슛을 기록했다.

[SS포토]오른발 강슛 시도하는 전북 이동국
[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전북 이동국이 오른발 슛을 하고 있다. 2015. 10. 25. upandup@sportsseoul.com

◇전북의 10월 부진, 미뤄지는 우승 결정

포항이 격차를 줄여오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수원과 8점 차이도 남은 경기에서 뒤집힐 수 있다. 전북은 스플릿 라운드 들어 1무1패, 10월 3경기에서 1무2패다. 우승 조기 확정의 기회는 자꾸만 다음 라운드로 미뤄지고 있다. 쫓기는 입장에서 불안함과 조급함이 더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최강희 감독은 “오늘 서울과 경기도 우리 경기를 하기보다는 상대에 맞춘 전술로 경기했다. 올 시즌 내내 그랬던 것 같다. 지난 4월부터 너무 이른 시기에 리그 1위로 올라서다보니 내려오지 않기 위해 매 경기가 부담이었고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데 급급했다. 가을이 되고 9월이 넘어서면 팀이 조직적으로, 전술적으로 안정되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결과보다는 내용이 좋지 않아 스플릿 라운드 들어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고 부진의 이유를 분석했다.

홈에서는 골을 넣기 위한, 이기기 위한 모험적인 전술 변화를 꾀하기도 하지만 적지에 나가서는 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었다. 전북의 올 시즌 홈 승률은 77.8%로 리그 최고다. 반면 원정 승률은 58.8%로,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포항(69.4%), 수원(66.7%) 등 상위권 팀들에 비하면 다소 부족하다. 전북은 남은 3경기 가운데 2경기를 원정으로 치러야 한다.

[SS포토]전북 현대 선수들 격려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전북 현대 모터스 구단주 대행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맨 왼쪽)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15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과 어깨 동무를 하고 응원가를 함께 부르고 있다. 2015. 10. 25. upandup@sportsseoul.com

◇2013년의 기억 vs 지난해의 기억. 우승여부 다음 경기로

지난 2013년, 2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2위 포항은 1위 울산에 승점 5차로 뒤져 있었다. 하지만 포항은 마지막 경기 울산전을 포함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울산은 6연승에서 멈추며 막판 부진했던 반면 포항은 10연속 무패(6승4무)의 상승 기류를 순위표 맨꼭대기까지 이어나갔다. 3연승 뒤 3연속 무승 중인 전북, 6연승 포함 14연속 무패(9승 5무)중인 포항의 모습이 당시와 묘하게 오버랩을 이룬다.

전북은 지난해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지난해 전북은 리그 3경기를 남겨두고 치른 제주 원정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공교롭게도 전북의 다음 상대는 지난해 전북에게 우승을 위한 승점 3을 내준 제주다. 여전히 우승 0순위인 전북이 제주에 이길 경우 포항, 수원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남은 경기를 따질 필요도 없이 리그 2연패를 달성한다. 최강희 감독은 “서울전 못지 않게 제주전이 중요하다. 제주가 선수도 보강됐고, 후반기 들어 전력도 좋아져 지난해와는 많이 다르다. 분명히 승부를 걸어야 할 경기인 만큼 전력을 극대화해 모험적으로 치고 받는 경기를 할 수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나 밸런스는 깨지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서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우승을) 결정짓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직접 관전하며 전북 선수단을 응원했다.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지켜본 정 부회장은 경기가 끝난 후 그라운드에 내려와 선수들과 포옹하며 격려했다. 선수단의 일원처럼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원정응원에 나선 팬들에게도 인사했다. 우승에 대한 전북의 염원이 커지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는 우승을 확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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