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훈련\' 김현수, \'시범경기 출격합니다\'
[사라소타(미 플로리다주)=강명호기자] 볼티모어 김현수가 1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있은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에 도전장을 던진 김현수(28·볼티모어)가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김현수 국내 에이전시인 리코스포츠 측은 1일 “김현수가 볼티모어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메이저리그에서 도전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김현수는 기존 계약이 성실하게 이행되고 공정하게 출전 기회를 보장받아 볼티모어 구단에서 메이저리거로서 선수 생활을 원만하게 이어갈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지난해 12월 볼티모어와 2년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조건 중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다.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 본인의 동의 없이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없는 이유였다. 볼티모어 구단은 김현수가 부진하자 그를 경기에서 제외하며 전력외 취급을 했다.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을 흘리며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김현수의 마이너리그행 내지 한국 유턴까지 종용하는 듯한 볼티모어의 치졸한 행태에 비난 여론도 높아졌다.

김현수가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을 행사하며 구단의 회유는 무위로 끝났다. 그러나 개막전을 앞두고 본격적인 힘겨루기는 이제 시작이다.

미국 폭그스포츠 켄 로젠탈 기자는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현수가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컴캐스트 스포츠넷의 리치 더브러프 기자는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이 김현수와 세 번째 면담을 가졌지만, 해결됐다는 증거는 없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혔다. 현지 언론을 통해 보면 볼티모어는 면담을 통해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행을 강요하고 있고, 김현수는 강하게 메이저리그 잔류 의사를 밝히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ML에 남아도 걱정의 불씨는 여전히 있다. 여러 ML전문가들은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남는다고 해도 제한적인 기회만 받을 것이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경기감각은 떨어진다. 결국 팀내 잉여선수로 전락할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 국내 1호 메이저리그(ML) 공식 에이전트인 길성용(46) 스포츠매니지먼트인터내셔널 대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버티면 된다”고 조언했다. 길 대표는 김현수가 빅리그에 잔류하면 기회는 분명히 온다고 장담했다. 김현수가 더그아웃의 투명인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크지 않다고 했다.

길 대표는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구단에서 김현수에게 기회를 안줄 수 없다”고 내다보며 “스프링캠프에서는 별별 투수를 다 만난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는 상대팀 선발, 중간, 마무리가 정해져 있다. 10년치 이상의 자료가 있고 전문가들이 그 자료를 분석해 준다. 김현수 정도의 기량이면 금방 적응할 수 있다. 반대로 상대투수는 김현수를 잘 몰라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곧 메이저리그 개막이다.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 행사를 선택했다. 김현수가 주도권을 계속해서 가져가기 위해선 이제부터 작은 기회라도 놓치면 안된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