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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상주 상무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력한 강등 후보로 지목됐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상주는 예상을 빗나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8라운드까지 3승2무3패(승점 11)를 기록하면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상무는 광주를 연고지로 할때부터 ‘전강 후약’의 흐름이 두드러졌다. 강등 이후 클래식에 복귀했던 2014년에도 시즌 초반에는 강팀들과의 대결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 중반 이후 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재강등을 당했다.

상주가 ‘전강 후약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팀의 특징과 관련이 있다. 군 팀의 특성상 매년 신병이 가세를 하는 대신 시즌 중반에 주축 멤버들이 팀을 떠난다. 그로 인해 시즌 중반에 팀 구성에 변화가 찾아왔다. 올시즌을 앞두고 상주의 지휘봉을 잡은 조진호 감독은 “올해는 강등과 승격을 반복했던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상주는 개인 능력만 따지면 클래식에서도 상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조직력에서는 부족함을 보여왔다.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은 적응을 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고, 전역을 앞둔 선수들은 원소속팀 복귀 후에 미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근호, 이정협과 같이 군 생활을 하면서 더 높은 곳으로 향한 선수들도 있지만 오히려 군 입대가 선수생활에 악영향을 끼친 선수들이 더 많다. 매년 10명이 넘는 선수들이 제대를 하지만 원소속팀에서 군 입대 이전만큼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극소수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상주에 몸담고 있는 시간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로 인해 계급이나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 용병술을 통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조 감독은 “지금 당장 승리도 필요하지만 선수들이 원소속팀에 돌아가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팀에는 이전 소속팀에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상주에 와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상주에서는 무엇보다 의지가 중요하다.경기에 나서서 팀을 위해 투지있게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에게는 언제든지 기회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올시즌 상주에서 빛을 보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가 공격수 박기동이다. 2011년 K리그에 데뷔해 광주 제주 전남을 거치면서 강등과 주전경쟁 등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팀의 주전 원톱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올시즌 7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개(4골 3도움) 공격포인트를 올리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조 감독은 “박기동은 기회를 줄 때 자신의 역할을 잘 하는 선수다. 선수 본인이 경기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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