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자신의 작품이 브라운관에 비춰진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에 대해 김달님 작가는 판권 판매 선택을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운빨로맨스'를 통해 '로코퀸' 다운 면모를 과시 중인 배우 황정음과,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히어로 배우 류준열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감도 함께 드러냈다. 특히 황정음의 취중 연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Q. '운빨로맨스'가 드라마화된 배경도 안 물어볼 수가 없습니다. 언제 제안을 받으신 거죠?


- 연재 초반에 여러 군데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몇 번의 미팅 끝에 제일 적극적인 곳과 계약을 했습니다. 물론 많이 기뻤지만 이런 일을 할 때는 많이 냉정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으니 선택을 잘 한 듯 싶습니다.


Q. 지난달 25일 첫 방송된 '운빨로맨스'를 본 소감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 저희 집에 TV가 없어서 아쉽게도 본방사수는 못했습니다. 그 다음날 봤는데 대본을 미리 봤기 때문에 분석적으로 보게 되더군요. 대본에 있는 대사들을 맛깔나게 연기하는 배우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인물들을 표현하는 것이 만화가가 인물들을 그려 나가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Q. '로코퀸'이라 불리는 배우 황정음과, '응팔' 히어로 류준열이 주인공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 두 분 다 전작이 워낙 잘 되었기 때문에 캐스팅 소식에 기뻤습니다. 그리고 캐스팅 소식 전에 왠지 '응팔' 출연 배우 중에 남자주인공이 되지 않을까란 예감이 들었는데 실제로 류준열 씨가 되어서 신기했습니다. 인기 있는 두 배우 캐스팅 덕분에 '운빨로맨스' 웹툰 조회수도 많이 올라가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웹툰에는 없는 캐릭터이지만, 이수혁(최건욱 역)과 이청아(한설희 역)가 출연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묻고 싶어요.


- 두 분도 다른 작품에서 잘 보았던 분들이어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대본과 비교해서 두 배우의 싱크로율도 높더라구요. 웹툰에서는 부족했던 싱그러운 면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Q. 웹툰 속 점보늬와 제택후, 드라마 속 심보늬와 제수호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세요?


- 점보늬는 거의 200%입니다. 웹툰에서의 개연성과 설득력을 많이 보충해서 표현해 주셨더라고요. 아무래도 그림이 아닌 실제 사람이 연기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신 듯 합니다. 제택후는 70% 정도. 제수호로 이름도 바뀌고 직책이나 능력에 대한 설정이 바뀌었지만, 아버지와 갈등이나 IT쪽 직업이라던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던가 하는 점에서 분위기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Q. 지난주 첫 방송에서 황정음의 만취 연기가 굉장히 화제였는데요.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또 드라마 보시면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있었을까요?


- 만취 연기는 역시나 '믿보황' 답더라고요.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장면이지만 그 장면에 시선을 고정시키게 만드는 것이 배우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개인적으로 동생 보라 때문에 우는 장면이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제가 만화에서도 감정잡으며 그린 장면이고 다 아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저도 모르게 슬픈 감정이 확 밀려오더라고요.


Q. 점보늬와 심보늬에 비해 제택후와 제수호의 경우는 닮은 점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차이가 크더라고요. 이 부분에 대해선 아쉽지 않으셨나요?


- 남자 주인공 설정이 바뀌긴 했지만 풍기는 분위기나 무게감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웹툰 작업 당시에도 남자주인공이 한 번 바뀌었기 때문에 캐릭터 설정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드라마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감독님이나 작가 분의 생각에 따라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로 바꾸는 것이 후반부로 갈수록 풍부하게 표현될 거라 생각되기도 하고요.


웹툰 원작을 기계적으로 그대로 옮긴다고 한다면 제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미없이 작업하게 될 것이고, 그럼 결과물에도 안 좋은 점이 드러나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에 욕심을 담아서 자기 자식이라 생각하며 작업해 주시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


Q. '운빨로맨스' 원작자로서 '이 부분은 꼭 살려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요구하신 장면이 있나요?


- 사실 저는 판권을 계약한 이후로 관여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제 손을 떠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라마는 전혀 다른 매체이고 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제작 시스템이니까요. 그런데 제작사 측에서 대본이 수정될 때마다 공유해 주시고 코멘트를 요청해 주셔서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을 전해 드렸습니다. 저는 캐릭터를 좀 더 풍부하게 표현해달라는 요청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운빨로맨스 원작 보기]


[SS인터뷰①] '운빨' 김달님 작가 "류준열, 호랑이띠라 신기해"


[SS인터뷰③] '운빨' 김달님 작가가 말하는 #차기작 #시청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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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