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중국)=글· 사진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세계적인 게임전시회로 성장한 ‘차이나조이 2016’은 한국 게임시장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더는 한국이 온라인게임 종주국도 게임 강국도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을 갖고 있고 모바일시대 이제 기술력까지 갖춘 중국은 이제 더이상 게임 후진국이나 소비국이 아니라 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성장했다.

한때 중국 시장을 석권했던 한국 게임들은 모바일시대에 더 이상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해법은 있는 걸까?

한국 온라인 시대에 이어 모바일 시대를 잇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와 모바일시대 중국은 물론 동남아 및 미주 지역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중국 COG 대표의 입을 통해 한국 게임산업의 문제와 해법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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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조이 현장에서 만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중국 게임산업의 빠른 성장에 대해 위기감을 드러냈다.

◇ 한국 카카오게임 남궁훈 대표

“이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이제는 두려울 정도입니다!”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만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차이나조이에 나온 중국산 게임들을 평가해 달라는 말에 단 한마디로 던진 말이다.

남궁 대표는 “지난해만 해도, 한국 게임사들이 버틸 만 하다고 생각했어요. 중국 게임들의 그래픽이 투박해서 딱 보면 중국게임이라는 것을 알았죠. 그런데 불과 1년만에 지금은 그게 아니네요”라며 “MMORPG 장르에서만 잘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소셜게임 등 캐주얼게임도 한국을 넘어선 같아요”라고 평가했다.

중국 게임산업의 강점에 대해서는 풍부한 인력으로 꼽았다. 남궁 대표는 “게임 제작 기술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한국에서 10명이 만들어 1년 걸릴 것을 100명을 투입해 몇달만에 완성합니다. 그만큼 업데이트도 빠르니 한국이 이겨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임의 수명이 6개월여에 불과한 모바일시대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남궁 대표는 이러한 우리 게임산업의 해결책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국의 주요 관광지를 보면 미주 유럽 사람들이 개척한 곳을 일본 사람이 찾은 다음 한국 사람이 찾는다. 그다음 중국 사람들이 간다. 이렇듯이 이제 우리의 게임산업이 중국을 넘어 유럽과 미주 지역 공략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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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OG의 마이클 첸 대표는 한국 게임들의 중흥을 위해 ‘절박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 중국 COG 마이클 첸 대표

중국 게임사 COG(China Online Games)는 2006년부터 온라인게임, 웹게임, 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개발, 세계 각지에 서비스하고 있다.

중국 게임사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 게임에 대한 평가를 듣기 위해 한국 게임을 전반적으로 평가해 달라고 하자 마이클 첸 대표는 갑작스럽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이클 첸 대표는 대만 출신으로 리니지 등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서비스하면서 성장해와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마이클 첸 대표는 “한국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 게임시장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과거 중국 온라인게임 순위를 보면 10위안에 9개가 한국산이었다”며 “하지만 모바일게임으로 전환되면서 중국 차트를 보면 100위 안에 한국 게임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국 게임들의 위상을 단적으로 평가했다.

한국 게임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게 평가했다. 첸 대표는 “중국 내에서 월 2000만 달러를 버는 중국 게임이 있다면 한국 게임이라면 4000만 달러도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그래픽과 기획에서는 중국에 앞선다. 하지만 철저하게 중국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시장 공략에 필요한 한국의 전략에 대해서는 “중국 시장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첸 대표는 “한국의 게임 퀄리티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뢰가 간다. 하지만 한국 게임은 퀄리티가 높지만 중국 시장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모바일시대에는 중국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국 게임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중국내 상위 랭크에 있는 게임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현지에 맞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자세, 절박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w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