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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올 겨울 찬바람이 비켜가는 곳이 있다. 한시즌 농사에 성공하며 타이틀 홀더가 된 선수들이 훈풍을 맞으며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호랑이 품에 안긴 최형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발표금액 기준으로 사상 첫 100억원의 사나이가 됐다. 올시즌 삼성에서 타율 0.376에 144타점, 195안타를 기록하며 타격, 최다안타, 타점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휩쓴 최형우는 지난달 24일 KIA와 계약금 40억원에 연봉 15억원 등 보장 총액 100억원으로 역대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에 계약을 맺었다. FA는 지난 1999년 한국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의 태동과 함께 도입됐는데 최형우가 17년 만에 100억원의 벽을 허물어뜨렸다. 최형우는 지난해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석민이 NC로 이적하며 기록한 96억원의 최고 몸값도 경신했다.
NC 중심타자로 활약한 홈런왕 에릭 테임즈는 KBO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한국에서 뛰다가 다시 빅리그 유니폼을 입은 사례가 없진 않다. 그러나 테임즈는 메이저리그 밀워키와 3년 총액 1600만 달러(약 190억원)에 입단계약을 맺었다. 4년째엔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이 경우 몸값 총액은 2450만 달러(약 290억원)으로 늘어난다. 테임즈는 지난시즌에 사상 첫 40홈런-40도루 클럽의 문을 열었다. 올해도 40홈런을 기록하며 최정과 함께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테임즈는 KBO에서 기량을 폭발시키며 경쟁력을 키운 사례에 속한다.
넥센 투수조의 타이틀 홀더 3인방도 대폭적인 연봉 상승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신인왕 신재영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넥센 구단은 그의 가치를 감안해 올시즌 1호 연봉자로 선정했다. 신재영은 팀내 최다 인상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최저연봉 2700만원에서 8300만원이 오른 1억 1000만원에 내년시즌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무려 307.4%(8300만원)나 인상 됐다. 세이브왕 김세현은 올해 연봉 1억 6000만원에서 1억 1000만원(68.8%) 인상 된 2억 7000만원에 내년 시즌 계약을 마쳤다. 홀드왕 이보근은 올해 연봉 8400만원에서 6600만원(78.6%) 인상 된 1억 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데뷔 첫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넥센의 세 선수는 한 목소리로 “만족스런 연봉을 책정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투수 3관왕 더스트 니퍼트의 내년 시즌 연봉 계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니퍼트는 올해 22승 3패 방어율 2.95로 다승, 방어율, 승률 3관왕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팀의 2연패를 이끈 공헌도 역시 높다. 한국 무대에서 6년을 보낸 니퍼트는 지난해 150만 달러를 받았고 올해는 잦은 부상으로 두 달 이상 결장하며 120만 달러로 삭감됐다. 올해 최고 성적을 낸 만큼 인상요구 수준이 높다. 게다가 니퍼트의 에이전트는 몸값 인상의 달인 스콧 보라스다. 니퍼트가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인 에스밀 로저스의 190만 달러를 뛰어 넘을지가 관심이다.
타이틀홀더들에게 겨울 한파는 그야말로 남의 집 얘기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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