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현재 몸 상태 정말 좋다". 사이드암 투수 고창성(33)이 어쩌면 자신의 야구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단 한 번의 기회'를 붙잡기 위해 날갯짓을 시작했다.
고창성은 지난해 11월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됐다. 2016시즌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부상 없이 훈련을 소화했지만 캠프 마지막 날 구단으로부터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으며 아쉬움만 남긴 채 NC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했다.
2012년 11월 NC의 특별 지명권 행사 때 전력 보강 선수로 지목돼 NC 유니폼을 입은 고창성은 큰 기대를 안고 팀을 옮겼지만 마운드에서 보여준 건 아쉬움뿐이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59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심지어 지난해 1군 기록은 전혀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팀의 방출 통보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고창성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부진과 슬럼프가 겹치며 방황의 시간도 있었지만 지난해 초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집중했고, 전성기 때 만큼의 구위도 회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고, 결국 방출된 고창성은 소속 팀 없이 개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도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났다. 방출 통보 이후 3~4일 동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졌다는 그는 이후 곧장 훈련장을 찾아 재기를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부터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야구학교에서 임호균 감독, 박명환 코치의 지도 아래 집중 지도를 받고 있다. 야구 훈련을 마치면 곧장 잠실로 넘어가 체력 보강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일산에서 성남 그리고 잠실까지 차로 2~3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를 매일 같이 오고 가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힘들 법도 한데 고창성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소속 팀은 없지만 공 던지는 게 너무 즐겁다"며 미소 지었다.
사실 고창성을 만나기 전까지 머릿속에 맴돈 단어는 '의기소침', '공은 제대로 던질 수 있을까' 등의 의문 부호뿐이었다. 하지만 이날 마주한 고창성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야구를 향한 진정성과 감사함이 묻어 있었다. 야구가 아니면 안 된다는 절실함도 느껴졌다.
말로만 그러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줬다. 고창성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마다 함께 운동 중인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쏟아졌다. 어떤 이는 "진짜 무섭게 던진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2009년 잠실 마운드에서 타자를 '씹어먹던' 시절의 구위 처럼 공의 묵직함과 특유의 뱀 직구가 그대로였다.

소속 팀은 없지만 고창성은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고창성의 휴대전화 모바일 메신저에는 '기회는 단 한 번뿐', '이 정도쯤이야. 긍정. 마지막'이라고 적혀있다. 이 글귀가 현재 그의 모든 걸 대변해주는 듯했다.
고창성은 "방출되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어느 날 문득 그동안 방황한 게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세상에 모든 짐을 혼자 지려고 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한 번 깨달음을 얻고 나니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것도 경험이다'라는 말이 가슴에 새겨지더라. 그때 이후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래서 곧장 다시 공을 잡았다"고 말했다.
고창성의 눈은 오는 3월, 각 구단이 전지훈련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하는 시기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현재 몸 상태가 정말 좋다. 내년을 바라보는 게 아니고, 올해를 바라보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오는 3월까지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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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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