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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이 국제배구연맹(FIVB) 2017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를 기분좋게 시작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그룹 1주차 첫 경기에서 체코를 상대로 3-2(25-17 23-25 24-26 25-18 15-12)승리를 거뒀다. 역대전적 3승12패로 열세에 놓여있던 한국은 부담이 컸던 첫 경기를 승리로 시작하며 기세를 올렸다.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1주차 경기에서는 체코를 시작으로 슬로베니아(3일 오후 1시)와 핀란드(4일오후 2시30분)를 연달아 상대한다. 김호철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슬로베니아는 세계대회 결승에 오를 만큼 최근 실력이 크게 성장했다. 핀란드는 스피드와 높이에서 따라가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그나마 1승을 노려볼 상대는 체코”라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전력약화가 우려됐지만 체코를 상대로 준수한 경기력을 펼치며 이어지는 경기에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날 경기조율은 이민규(OK저축은행) 세터가 맡았다. 수비력을 겸비한 정지석(대한항공)과 송희채(OK저축은행)가 레프트, 이강원(KB손해보험)이 라이트를 맡았고 신영석(현대캐피탈)과 박상하(삼성화재) 두 명의 센터가 중앙을 지켰다. 리베로는 부용찬(삼성화재)가 선발로 나섰다. 평균신장이 199㎝에 달하는 체코에 비해 192㎝로 작은 한국 선수들이었지만 1세트부터 길목을 잘 지켜내며 블로킹으로 기세를 올렸다. 신영석이 상대 속공을 끊어내고 오른쪽의 이강원과 왼쪽의 정지석이 착실히 점수를 쌓으면서 경기 시작부터 빠르게 앞서나갔다. 하지만 2세트에는 체코가 조금씩 리듬을 찾아가면서 한국이 고전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강원을 대신해 최홍석(우리카드)이 라이트로 배치되면서 공격에 변화를 줬지만 뒤집힌 점수를 되돌리지 못했다.
3세트부터는 최홍석이 라이트로 나섰다. 세트 초반 정지석이 블로킹과 오픈공격을 성공하는 등 활약해준 덕분에 8-5로 앞선채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후 체코의 강한 서브와 공격이 살아나면서 12-12 동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경기가 이어졌다. 16-17로 뒤진 상황에서 최홍석의 강한 스파이크와 박상하의 블로킹 2득점으로 기세를 올려 19-17로 전세를 뒤집었지만 서브 리셉션이 조금씩 흔들리더니 24-24 듀스가 됐다. 상대 주 공격수인 미할 핑게르의 오픈 공격이 꽂히며 불리한 상황이 되더니 정지석의 오픈 공격이 끝줄을 넘으면서 한국이 3세트를 내줬다. 한 점 리드를 내주면 따라잡는 형국이었는데 마지막 뒷심이 아쉬웠다.
4세트에는 최홍석이 아닌 이강원이 먼저 코트에 나섰다. 센터도 신영석을 이선규(KB손해보험)로 교체하면서 변화를 줬다. 세트 초반 이강원의 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히고 한국의 수비가 적절히 이뤄지면서 한국이 앞서나갔다. 상대 블로킹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한 공격을 펼친 이강원의 배짱이 점수로 이어지면서 세트 중반까지 한국이 16-10으로 크게 앞서나갔다. 4세트에도 상대 공격루트를 막아서는 블로킹이 주효했다. 득점으로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스파이크의 위력을 반감시켜주면서 수비가 이뤄지도록 도왔다. 수비력이 좋은 송희채와 리베로 부용찬이 버틴 후위의 수비안정감이 좋아지자 공격의 정확도도 살아났다.
5세트 초반에는 이강원의 공격이 블로킹에 막히고 송희채의 공격이 아웃되면서 한국이 뒤처진채 출발했다. 하지만 이선규와 이민규 등 플로터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상대 리셉션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5-5로 동점상황에서 리드를 잡으며 7-5까지 달아났다. 7-7 동점을 허용한 이후부터는 불안한 한 점 싸움이 이어졌다. 한 점 앞서가면 이내 따라잡히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도 리드를 놓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정지석이 어렵게 성공시킨 파이프 공격으로 11-9 두점차 리드를 만든 뒤 이민규의 단독 블로킹이 상대 마렉 즈므르할의 공격을 떨궈내며 결국 한국이 승기를 잡았다. 이강원의 공격으로 매치포인트에 먼저 도달한 한국은 상대 알레스 홀루베크의 터치네트 반칙으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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