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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서교수’ 넥센 서건창(28)의 타격 수업은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흥행 열풍 중이다.
지난 2008년 LG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한 서건창은 방출의 아픔을 겪고 재입단한 넥센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2012시즌 기존 2루수 김민성의 부상으로 2루수로 나서기 시작한 서건창은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총 115안타를 때려냈고 그 해 압도적인 지지로 구단 최초의 신인왕에 올랐다. 서건창이라는 이름을 야구계에 각인시킨 한 해였다.
서건창의 타격 능력은 2014시즌 만개했다. 총 201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이종범(은퇴)이 20년 동안 가지고 있던 한 시즌 최다 안타(196개) 기록을 경신했고 135득점으로 이승엽(삼성)의 시즌 최다 득점(128득점) 기록도 뛰어넘었다. 넥센은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서건창은 최다 안타 기록에 이어 타격왕, 득점왕까지 휩쓸며 시즌 MVP와 커리어 두 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경사를 맛봤다. 2015년에는 불의의 무릎십자인대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지난 시즌 돌아와 타율 0.325(560타수 182안타)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올시즌에도 서건창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모른다. 시즌 초반 겪었던 부진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 지난 4월 7일 두산전에서는 구단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신임 장정석 감독에게 감격의 첫 승을 안겨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8연속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타율 4위, 안타 2위, 출루율 3위, 볼넷 공동 5위 등 여러 타격 지표에서도 그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유의 타격폼에서 나오는 정교함과 선구안을 바탕으로 커리어 하이였던 2014시즌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서건창이다. 올시즌 66경기에서 90개의 안타를 때려내고 있는 서건창의 페이스라면 2014년 기록한 201개의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술적으로는 200안타에 조금 못미치는 196~1977 정도의 안타를 때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고 서건창의 타격 사이클이 5월을 지나 6~7월에 살짝 하강곡선을 그리다 8월에 폭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올시즌이 끝난 후 서건창이 보여주게 될 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 이유다.
그러나 서건창은 좋은 타격 페이스에 대해 무덤덤한 모습이다. 그는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태다 보면 자연스럽게 개인기록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한다. 개인 기록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그의 자세가 잘 드러난다. 지난 시즌부터 팀의 주장을 맡고있는 서건창은 많은 이야기를 하진 않지만 묵묵하게 동료들을 이끌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동료들도 신고선수로 출발해 우여곡절끝에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된 서건창을 믿고 따른다. 말보다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서교수’의 방망이가 오늘도 매섭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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