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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 전국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냉면과 콩국수 등 시원한 음식이 당길 만도 하지만 때론 ‘이열치열’ 화끈한 매운 맛의 떡볶이도 좋다. 입에 넣는 순간 달착지근 미끄러지듯 들어와 혀밑에서 발끈 성을 내고마는 매콤한 떡볶이. 한바탕 땀을 쭈욱 빼고 나면 집나갔던 입맛도 다시 돌아온다. 전국에서 ‘맛있게 맵다’고 소문난 떡볶이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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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윤옥연 할매떡볶이대구 범어천 옆 윤옥연 할매떡볶이는 매운 국물 떡볶이로 유명하다. 주문은 간단하다. “이천, 천, 천” 떡볶이 2000원(2인분), 만두 1000원, 튀긴어묵 1000원이란 뜻이다.
삶은 계란을 미리 까놓고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맵싸하고 화끈한 양념의 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 양념은 추가로 덜어가면 되고 다들 추가해서 먹는다. 후추와 고추의 환상적인 조화로 얼얼한 매운 맛이 일품. 매끈한 밀가루 떡에 흥건한 국물, 거기에 적신 튀긴 어묵과 만두는 매운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더 즐기기 위함이다. 이른바 전국 몇대 떡볶이를 꼽는다면 늘 등장하는 이름이다.
이밖에도 동성로 중앙떡볶이, 달고(달성고)떡볶이 등 유난히 더운 대구에는 수많은 떡볶이 명가들이 있다.
●가격=떡볶이 2000원(2인분), 만두 1000원, 튀긴어묵 1000원, 쿨피스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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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범일동 매떡전국적으로 ‘굉장히’ 매운 떡볶이 하면 누구나 이곳을 첫째로 꼽을 정도로 유명하다. 부산역과 가까워 부산 시민뿐 아니라 이젠 떡볶이 마니아들의 순례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큰 가래떡에 국내산 고추와 후추로 경악할 만큼 매운맛을 낸다. 하나만 먹어도 온몸의 땀구멍에서 동시에 한방울씩 땀이 맺힌다.
튀김과 어묵을 반드시 곁들여야 그나마 덜 맵다. 얼마나 매운지 먼저 한점 시식시켜준다. 일단 먹어보고 덤빌(?) 만하면 주문하라는 배짱이다. 얼얼한 혀를 씻어주는 팥빙수는 필수다. 버석한 얼음에 달달한 팥과 미숫가루를 얹은 옛날 ‘싸구려’ 맛이지만 이게 없으면 견딜 수 없다. 화끈한 부산에는 광안리 다리집 등 매운 떡볶이로 유명한 집들이 많다.
●가격=떡볶이, 튀김, 어묵, 팥빙수 모두 가격은 3000원으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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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 원조떡볶이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마포에서 떡볶이 하나로 30년 전통을 이어온 집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뻘겋고 걸쭉한 소스와 기다랗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떡이 특징이다. 밀과 쌀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쓴단다.
뻘건 소스는 보기와 달리 경악할 정도의 매운맛은 아니다. 기분좋게 맵고 달다. 달다고 물리진 않는다. 이집 만의 비법은 떡볶이 소스에 양파를 듬뿍 갈아 넣는단다. 양파가 소스에 녹아들며 설탕과는 또다른 양파 특유의 단맛이 난다. 기다란 떡은 가위로 잘라먹거나 한입씩 베어 먹는다. 매워서 입가가 아려오면 멸치로 우려낸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어묵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면 매운맛이 싹 가신다.
●가격=떡볶이 2000원, 김밥 2000원, 어묵 1000원, 튀김(3개)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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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흥떡볶이서울 모래내시장 내에 있는 나름 ‘역세권’ 맛집이다. 가좌역 4번 출구로 나와 시장골목 들머리에 위치하고 있다.
재래시장 특유의 허름한 외관만큼이나 꽤 오랜 세월을 지켜온 지역 떡볶이계의 터줏대감이다. 비주얼도 전형적인 시장 떡볶이로 그리 특별할 건 없다. 좁은 실내엔 나무로 뚝딱뚝딱 만든 오래된 탁자 4개가 전부다. 밀떡을 쓰는 이집은 소스가 그리 맵지도 달지도 않다. 짜지도 않다. 특색이 없는 듯하면서도 먹을수록 고소한 간장 특유의 감칠 맛이 느껴진다.
달고 매운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떡볶이와 시원한 콩나물국이 함께 나온다. 신흥떡볶이는 다른 집과 달리 어묵이나 김밥, 튀김은 팔지 않는다. 오로지 떡볶이로만 승부한다.
●가격=떡볶이 2500원, 라면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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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지개최근 핫플레이스로 뜬 ‘망리단길’의 대표 떡볶이집이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안쪽 깊숙이 자리한 맛집으로 소문났다. 떡볶이와 함께 꼬마김밥이 유명하며 가게 입구엔 맛깔스런 각종 튀김과 꼬마김밥, 어묵, 만두 등 분식 라인업이 도열했다. 깊이있는 하얀 도자기 그릇에 담긴 떡볶이는 전형적인 분식집 떡볶이 모습 그대로다.
떡볶이를 한입 베어 무니 그리 맵지 않고 맛있다. 자꾸만 손이 가는 맛, 아이들과 여성들이 좋아할 맛이다. 달콤한 소스 맛에 새콤함이 더해졌다. 마치 떡을 토마토 캐첩에 찍어먹는 기분이다.
떡볶이와 김밥, 어묵을 남김없이 싹 비우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소스 비법을 물었다. 아니 집요하게 캐물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이어진 대답은 “우리집은 매실액을 넣어요.” 어쩐지 새콤달콤했다.
●가격=떡볶이 3500원, 순대 3500원, 꼬마김밥(7개)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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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덕자네 방앗간최근 케이블방송에서 소개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강남 한복판(서초동)이라 점심시간이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 수고는 기본이다. 매일 아침 직접 뽑은 가래떡(쌀)에 사과, 양파, 마늘을 갈아 넣은 고추 양념을 일주일간 숙성시켜 은근하게 졸여낸다. 두툼한 가래떡은 탱탱하고 쫄깃하다. 매콤하면서 새콤달콤한 양념과 완벽한 조화다. 빨간 떡볶이 위에 살포시 얹은 하얀 감자샐러드는 화룡점정이다. 단백하면서 차가운 성질의 감자샐러드가 매콤한 떡볶이 양념과 어우러져 매운맛은 덜고 담백함은 더했다.
이집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 메뉴 ‘비빔만두’는 채썬 각종 채소를 새콤달콤한 양념장에 비벼 잘 구운 만두피에 싸서 먹는다. 담백한 만두피와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 새콤달콤한 양념 맛이 어우러져 별미다. 참고로 ‘덕자’는 사장님 소싯적 별명이란다.
●가격=떡볶이 3000원, 야채비빔만두 6000원, 김만튀김(김말이·만두튀김) 2000원, 어묵(3개)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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