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요즘 10~20대 학생들은 윤종신을 예능인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가수이자 작곡가이다.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 업계에서도 소문난 부지런한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윤종신이 음원 차트에서 유일한 40대로서 강렬한 빛을 내고 있다.
윤종신은 지난 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Monthly Project)'이란 타이틀로 매달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내놓는 음악이 많은 만큼 듣는 이들의 마음을 적시는, 소위 인기 곡도 다수 존재한다. '본능적으로', '늦가을(규현)', 지친 하루(곽진언, 김필)', '여권(박재정)' 등 기존 정규 앨범 속 히트곡들을 제외하고도 열손가락은 족히 넘는 수준이다. '월간 윤종신'에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 - 라디오스타', 지난달 새롭게 시작된 채널A '하트시그널'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윤종신은 시간을 쪼개고 쪼개 지난달 22일 또 하나의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음악 플랫폼 '리슨(LISTEN)'의 열 번째 주인공으로, '좋니'라는 곡을 선보인 것.
윤종신이 자신의 월간 음악 프로젝트 '월간 윤종신'이 아닌 외부 곡에 가창자로 참여한 것은 정말 오랜만인데, 자신이 기획한 '리슨'의 열 번째 음원 발매를 기념해 흔쾌히 나서게 됐다. 가요계 대표 발라더 윤종신의 대체 불가한 표현력과 설득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신곡에 대한 기대감은 공개 전부터 뜨거웠다.
'좋니'는 윤종신의 짙은 감수성과 호소력이 담긴 발라드로, 포스티노가 작곡했으며, 윤종신이 직접 가사를 썼다. 그는 헤어진 연인의 행복을 빌어주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그리움에 울컥거리는 마음을 가사로 풀어냈다. 특히나 가사 속 주인공을 사랑에 실패한, 특유의 지지리도 못난 인물로 만들어 듣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 감정 이입하게 만든다. 반대로 담담하지만 힘 있게 진행되는 '좋니'의 후반부는 예능으로 무뎌졌던 윤종신의 보컬과 전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일까. 이번 신곡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2010년부터 해온 '월간 윤종신'과 비교했을 때도 꽤 차이가 있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M사 기준 '좋니'는 실시간 TOP 100(이하 27일 정오 기준)에서 29위를 달리고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차트 속 40대 가수로서는 그의 음악이 유일하다는 점이다. '아이 러브 잇(I LUV IT)', '뉴 페이스(New Face)' 등을 올려놓은 싸이도 아직은 만 39세다. 다른 차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윤종신의 이번 신곡이 더욱 돋보이는 건 나이 때문만이 아니다. 가요계는 최근 힙합, 일렉트로닉, 인디밴드 계열이 강세다. 소위 말하는 1990년대부터 2000년 초반을 휩쓴 발라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그나마 황치열, 한동근 등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으나 앞서 언급된 장르들에 비해 빛을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선배 윤종신의 두드러진 활약은 그 의미가 훨씬 크게 다가온다. 발라드를 다루는 후배 가수들의 기(氣)도 살고, 이 장르의 인기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종신은 이달 초 방송된 KBS2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좋니'를 부르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제는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입을 뗀 그는 "더 늦기 전에 과거에 했던 음악들을 다시 한 번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가 아니면 다시는 못할 것 같아 도전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말처럼 '좋니'는 일반인들은 부르기 쉽지 않다. 우스갯 소리로 '각혈 발라드', '부항 발라드'라고 자평할 정도니 말이다. MC 유희열은 당시 "소중한 뮤지션을 잃을 뻔했다"고 농담 섞인 말로 그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노래에는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울림과 슬픔 그리고 힘이 있다. 발라드의 침체 속에서 윤종신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예능인이 아닌, 가수라는 이미지를 다시금 대중에 각인시키고 있다. 힘들다고, 다시는 못할 것 같다고 엄살을 부리는 그가 옛추억, 자신의 장기를 살리는 음악을 계속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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