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없던 일처럼 말하는 걸 용서할 수 없었다."

배우 오달수가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을 거듭 부인한 가운데 그에게 성추행당했다는 피해자의 실명 폭로가 나왔다.

연극배우 엄지영은 27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오달수의 성추행을 추가 폭로했다. 그는 "지난 2003년 서울에서 오디션을 볼 당시 오달수에게 연기 조언을 구했다"며 "오달수는 얼굴이 팔려서 부끄럽다며 모텔로 데려갔다. 편하게 이야기하자며 옷을 벗겨주려고 제 몸에 손을 대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상을 모두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처음 댓글을 올린 걸 보며 나도 얘기할 수 있겠구나 기다렸다. 그런데 그분이 마녀사냥당하고 댓글을 내렸고, 오달수는 사과는커녕 그 사람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걸 용서할 수 없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현재 연극을 하려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그는 "아이들이 연영과 가서 열심히 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저 같은 일을 당할까 안타까웠다. 제 이름을 공개 안 하면 저 역시 없었던 일이 될까 봐 두려웠다. 얼굴 보고 얘기하자고 해서 용기를 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있냐는 질문에는 "실명을 듣지는 않았다. 연희단거리패에 있던 사람들과 공연하면서 들은 이야기가 많다. 분명히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안하고 힘든 일이지만 더 나와 주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오달수가 기억에 없고 증거가 없으니 없던 일이라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앞서 오달수는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익명 댓글이 퍼지자 긴 침묵 끝에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익명 댓글에서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26일 '뉴스룸'을 통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도 나왔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부인할 뿐이었다.

오달수의 거듭된 부인은 결국 엄지영의 실명 폭로로 이어졌다. 해당 보도를 접한 후 오달수 측은 복수의 매체를 통해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한 가운데 향후 그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지 지켜볼 대목이다.

julym@sportsseoul.com

사진ㅣ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