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크=스포츠서울 장영민 통신원]“아직 월드컵도 시작하지 않았으니까, 아시안게임 얘기 조심스럽네요.”
손흥민(26·토트넘)은 김학범(58)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후보로 점찍은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손흥민은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에서 끝난 스토크 시티와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원정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자리에서 “(김학범) 감독께서 나를 확실하게 뽑은 게 아니어서 조심스럽다”며 A대표팀과 소속팀에 우선 집중할 뜻을 밝혔다.
6월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신태용호’의 핵심 공격수인 그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축구 남자 대표팀의 와일드카드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 감독은 부임과 함께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A매치가 아니어서 구단은 선수 차출 의무가 없다. 다만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 손흥민은 군 면제 혜택과 더불어 유럽 커리어를 알차게 쌓을 계기를 마련한다. 자연스럽게 손흥민의 가치가 상승, 소속 구단인 토트넘 역시 ‘잭팟’을 터뜨릴 수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일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베로나), 백승호(지로나) 등 아시안게임 차출이 가능한 유럽파 요원을 점검하기 위해 출국했다. 24일 귀국 예정인 김 감독은 22일 토트넘 홈 구장인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 경기를 관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을 만나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구단 관계자와도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현재까지 18골(EPL 12골, 챔피언스리그 4골, FA컵 2골)을 기록 중인 그는 이날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으나 침묵했다. 두 차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가 무산돼 아쉬웠다. 양 팀 통틀어 전반 유효슛은 한 개에 불과했다. 한 개의 주인공은 손흥민이다. 전반 23분 크리스티안 에릭센~델레 알리를 거쳐 절묘한 침투패스가 전방에 배달됐다. 손흥민이 빠른 발로 공을 낚아채 질주했다. 스토크시티 최종 수비 벽을 뚫어낸 뒤 문전에 다가갔는데, 상대 골키퍼 잭 버틀랜드가 뛰어나왔다. 침착하게 오른발로 낮게 깔아찬 공이 버틀랜드가 뻗은 오른발에 걸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11분에도 한 차례 기회가 더 있었다. 케인의 침투 패스로 문전에서 공을 잡았는데 상대 수비와 충돌해 넘어졌다.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최근 국가대표팀 유럽 원정 2연전에 참가한 뒤 첼시전에서 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제 구실을 한 손흥민이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법했다. 결국,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중반 손흥민을 에리크 라멜라와 교체했다. 손흥민은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는 “(결정적인 기회는) 확실하게 처리해줘야 한다. 나도 항상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깔끔하게 골을 연결해야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 더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침묵에도 토트넘은 후반 7분 알리의 오른쪽 크로스를 에릭센이 문전으로 달려들며 침착하게 오른발 선제골을 터뜨렸다. 5분 뒤 골키퍼 휴고 요리스의 실수로 마메 비람 디우프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18분 돌아온 케인이 결승골을 꽂았다. 올 시즌 24골을 기록한 주포 케인은 이날 원톱에 포진해 전반에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역시 한 방이 믿음직했다. 에릭센의 오른발 프리킥을 문전으로 달려들며 머리로 받아넣었다. 토트넘의 2-1 신승. 토트넘은 20승7무5패(승점 67)를 기록하면서 한 경기 더 치른 리버풀(승점 67)과 3위 경쟁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