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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현빈이 올해 하반기 특별한 ‘열일’을 예고했다.

지난 9월 19일 개봉한 영화 ‘협상’(이종석 감독)은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현빈 분)가 인질극을 벌이며 협상가 하채윤(손예진 분)과 모니터로 협상을 벌이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에서 현빈은 인질범 민태구 역할을 맡아 생애 첫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부터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2010) 등을 통해 달콤한 매력으로 여심을 설레게 했던 현빈이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완벽하게 달라졌다. 예측할 수 없는 돌발 행동부터 거친 대사까지 소화해내며 현빈의 새로운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었다.

- ‘협상’을 통해 배우 손예진과 호흡을 맞췄다. 그런데 내용 상 모니터로만 보고 이원 촬영을 해서 아쉬웠을 것 같다.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예진 씨와 나중에 꼭 다른 장르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 만나면 ‘멜로 케미’를 펼쳐야 할 것 같은 두 사람인데 협상가와 인질범으로 대립을 보였다. 함께 연기하며 어땠나?

예진 씨에게 놀란 지점이 꽤 있었다. 현장에서도 예진 씨가 연기하는 것이 힘들었을 거란 생각은 했다. 영화 속 하채윤이 뭔가 나서는 것이 아니라 반응을 해야 하는 역할이기에 동선이나 행동이 많지 않아 연기하며 힘들고 답답했을 것이다. 그래도 모니터를 통해 예진 씨의 연기를 보며 놀란 점도 있었지만 큰 화면으로 보니 훨씬 세게 오는 지점이 있었다. 특히 어떤 장면에서는 감정이 밖으로 표출될 줄 알았는데 예진 씨는 안으로 집어넣더라. 표현 방법이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에 있어서 어떻게 할지 궁금증이 기대되기도 했다. 함께 호흡하며 굉장히 좋았다.

- 손예진과 동갑내기다. 동갑내기 배우와 호흡을 맞추며 보다 편안한 점이 있을까?

물론 있지 않을까. 일을 시작하고 해온 시기도 비슷한 것 같더라.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서로가 계속 세트 안에만 있었다. 그래서 유일하게 야외에 있는 시간이 밥차에서 밥을 먹는 시간이더라. 그 때 함께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예진 씨는 조용하고 차분한 지점도 있지만 그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다. 흥도 있고 웃음도 더 많고 털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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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에 이어 10월 영화 ‘창궐’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11월에는 tvN 새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출연한다. 그야말로 ‘하반기의 남자’ 현빈이다.

결과가 좋아야 하반기의 남자일텐데.(웃음) 잘 되면 진짜 좋을 것 같다. 모두 다 다른 캐릭터라 다른 볼거리를 드릴 수 있다. 한편으론 지겨우실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도 된다. 운이 좋게 하고 싶은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고 놓치고 싶지 않아 선택하게 됐다.

- 어느덧 데뷔 15년이 됐다. 20대에서 30대가 된 만큼 데뷔 초와 지금의 현빈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배우로서 나이가 드는 것은 참 좋다. 배우에게 경험은 큰 자산이다. 그게 연기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지는 지점이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드는 것이 배우에겐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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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