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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아인=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한마디로 예상은 빗나갔고,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해 허둥지둥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에게 1-0으로 이겼다.
결과적으로는 2연승으로 16강에 안착하며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키르기스스탄전에서는 1차전 필리핀과의 대결에 이어 또 한번 한 수 아래의 팀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풀어나갔다.
키르기스스탄은 예상했던 ‘수비 축구’가 아니라 공수 간격을 좁혀 빠른 역습을 유도하는 ‘콤팩트 축구’를 구사했다. 벤투호는 전반 내내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상대가 내려 앉아 밀집수비를 하던지 아니면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두 가지 예상이 모두 빗나갔기 때문이다.
3-5-1-1 포메이션으로 나온 키르기스스탄은 공격시에 3백 라인을 하프라인까지 당겼고, 수비시에도 페널티박스 라인을 마지노선으로 최대한 공격라인과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공수 간격은 25~30m를 꾸준하게 유지하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키르기스스탄의 입장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뒷공간을 열어주는 위험을 안고 다소 공격적인 전술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키르기스스탄전을 앞둔 벤투 감독은 상대가 지난해 11월 일본전에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고, 조별리그 1차전 중국과의 대결에서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것을 언급하면서 두가지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키르기스스탄은 두 경기에서 보여준 전술과는 다른 형태의 경기 운영으로 한국을 당황시켰다.
한국은 전반 41분 김민재의 첫 골이 나오기 전까지 상대의 뒷 공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키르기스스탄의 약점이 최종 수비라인과 골키퍼 사이의 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했지만 위협적인 플레이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최전방으로 킬 패스를 연결해 줄 황인범, 정우영과 공격자원들의 호흡이 잘 맞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볼을 잡으면 약속된 움직임대로 공격자원들이 골문으로 침투해야하지만 손발이 맞지 않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전반 중반에는 정우영이 공격 자원들에게 손짓을 하면서 날카로운 움직임 요구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도 전반 내내 공격작업이 잘 풀리지 않자 불만섞인 표정을 지으면서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마나 전반이 끝나기 전에 김민재가 선제골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긴했지만 후반에도 상대의 약점을 집중공략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는 경기 직후 “상대가 올라서서 경기를 해 공간이 생겼다. 패스 플레이, 움직임이 유기적이었다면 찬스가 났을텐데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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