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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2일 UAE 알 아인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전 뒤 서로 악수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알 아인=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김현기기자]2연승했지만 분위기는 냉랭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어쨌든 초반 2연승으로 2019년 UAE 아시안컵 조기 16강행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 7일 필리핀을 1-0으로 이긴 것에 이어 12일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눌렀다. 하지만 팀 전체적인 경기력과 선수들의 컨디션이 확 떨어져 59년 만의 우승을 도전하는 팀이 맞는가 의문을 낳고 있다. 두 번 모두 이겼으나 역시 2연승을 챙긴 중국에 이어 C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선택은 벤투 감독의 몫이다. 그러나 한국은 16강에 올랐다고 해서 오는 16일 조별리그 최종전을 느슨하게 할 수 없다. C조 1위와 2위는 토너먼트에 올랐을 때 붙는 상대팀 중량감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국은 1위를 하면 8강~4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호주, UAE 중 두 팀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2위를 하면 8강 이란전, 준결승 일본전이 불가피하다. 결국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중국전에도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게 벤투호에게 맞는 전략이다.

지금과 같은 전략, 전술, 선수 기용을 버리고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벤투 감독의 용병술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벤투 감독은 1~2차전에서 거의 비슷한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필리핀전 뒤 다친 기성용과 이재성의 자리를 각각 황인범과 이청용으로 메웠는데 이 역시 예측가능한 라인업이었다. 원톱 황의조를 비롯해 구자철과 정우영, 황희찬이 1~2차전 연속 선발 출전했다.

물론 이용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나 포백은 2경기 연속 무실점이어서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문전에서 허둥지둥대는 공격 자원들을 생각하면 1~3선에선 지금 같은 붙여넣기식 라인업이 과연 맞는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패스 정확도를 비롯해 팀의 역동성이나 템포가 아시아 정상권으로 가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침투 패스나 골결정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상자 속출에 손흥민이 막 합류하는 시점이다. 엔트리도 한정돼 있다. 그래도 지금과 같은 매 경기 붙여넣기식 라인업으론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차전에서 부진했던 선수들 중 일부는 벤치로 돌리고, 보다 컨디션 좋은 선수들을 중국전에 세울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의 최대 단점이 선수간 경쟁이 없다는 점이다. 한 번 라인업을 만들면 좀처럼 손을 대지 않는다. 교체 멤버도 거의 고정돼 있다. 지금이야 말로 붙여넣기식 라인업 구성에서 한 발 물러나 변화를 줘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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