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나얀 기자회견장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하루 앞둔 15일(한국시간) 경기장소인 UAE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 기자회견장에는 150여명의 다국적 기자들이 운집했다. 아부다비 | 도영인기자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아시안컵 취재를 위해 그동안 다녔던 경기장이 4군데 정도 됩니다. 어딜 가든 혼잡하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조별리그 1~2차전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상대국인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 취재진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두 국가는 아시안컵 본선에 첫 출전했는데도 아직은 현장 취재에 큰 관심이 없어보였죠. 오히려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기자들이 간혹 보였습니다. 베트남의 조별리그 2경기를 취재했을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베트남 취재진보다 한국 취재진의 숫자가 더 많았죠.

하지만 아부다비에 위치한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3차전 공식 기자회견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말 그대로 발 디딜틈 없이 150여석의 기자석이 빼곡하게 찼죠. 다른 경기장에 비해 기자회견장 크기가 컸지만 일부 취재진은 서서 기자회견을 볼 정도로 취재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기자회견장을 채운 기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것은 중국 취재진이었습니다. 아시안컵 본선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취재진을 파견한만큼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기자회견장을 찾았습니다. 중국 취재진들은 한국전을 앞두고 이미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지난 14일 아부다비 NYU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 훈련에서는 중국 국영방송인 CCTV에서 15분 공개훈련을 위성 생방송하기도 했습니다.

한중전 공식기자회견은 많은 참석 인원만큼이나 소요시간도 이전과 달랐습니다. 그동안 10~15분 정도로 진행됐던 공식 기자회견은 이 날 한국과 중국 두 팀에게 쏟아진 질문 세례로 모두 30분 이상 이어졌습니다. 이 날 기자회견이 이전과 달랐던 또 한가지 특징은 외신기자들이 많이 찾았다는 점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맞대결은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도 빅매치로 평가받고 있죠. 무엇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에 합류를 한 뒤 열리는 첫 경기라 외신들이 관심은 높을 수 밖에 없었죠.

벤투 감독에게 던져진 첫 질문도 독일 출신 기자에게 기회가 돌아갔습니다. 그는 분데스리가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손흥민의 대표팀 합류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면서 유럽 빅리그를 대표하는 해결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자신을 뉴욕 타임즈 소속이라고 소개한 미국 기자는 리피 감독에게 중국 대표팀 선수들의 문신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시선을 끌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껴보니 이제 좀 아시안컵 분위기가 나긴 합니다. 앞으로 토너먼트가 시작되면 기자회견장의 분위기가 또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네요.

dokun@sportsseoul.com